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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캐나다 의료비서 공무원의 브런치 점심회식

by 밀리멜리 2022.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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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일이 정말 바빴다. 역시 새로 옮긴 부서는 정말 바쁘다. 

 

임시직일 때는 청소년복지쪽에서 일했는데, 정규직이 되고 나서는 의료 최전방(?)에 배치되었다. 내가 지원했으니 어쩔 수 없지만... 좀 여유롭게 살려고 온 캐나다에서 이렇게 바쁜 부서에 오다니!

 

코로나 때문에 의료 쪽에 인력난이 심했고, 그 덕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일을 구할 수 있었다. 어쩐지 급여가 다른 곳보다 1달러 높았다. 그러니 바쁜 건 당연한걸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비서는 야근이 자율이다. 하고 싶으면 하고, 아니면 마는 정도이다. 나는 일이 많으면 보통 1시간 정도 야근하고 온다. 그렇게 초과근무를 하는 시간의 급여는 나오지 않지만, 야근시간만큼 여유로운 날을 빼서 쉴 수 있다. 휴가를 쓰지 않고도 각종 개인적인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물론 간호사들은 초과근무를 하면 시간당 급여의 1.5배를 받는다.) 업무시간이 플렉시블해서 좋다.

 

사무실에서 본 불타는 노을

그래도, 아무리 긍정적인 면을 보더라도, 야근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 게다가 요즘 4시만 되면 어둑어둑해져서 집에 빨리 가고 싶어진다. 

 

여러 일이 겹쳐 생기니, 빨리빨리 처리하고 싶은 마음이 더 생겼다. 야근 안하려고 정신없이 일했는데, 결국엔 서두르다 생긴 실수를 만회하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 음... 서두르지 말아야지...😂

 

그 와중에 부서 사람들과 점심회식이 있었다. 유명한 브런치 식당이었는데, 평소라면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곳이란다. 

에그 베네딕트가 유명한 브런치 식당

오늘 만난 부서 사람들은 보건소장과 클리닉 쉐프들이고, 화상 회의 화면으로만 보다가 실물을 보는 건 이번이 두번째다. 나는 좀 어색했는데, 그래도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었다.

 

10년차 축하합니다

일한 지 10년째를 맞이하는 사람을 축하하는 시간도 가졌다. 상사인 이사벨이 깜짝 축하메뉴를 주문했다.  

 

일 이야기도 하고, 수다도 떨고... 말들이 엄청 빨라서 반은 못알아들었는데, 뭐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다.

 

"아~ 뉴욕 가고 싶다! 이번 휴가에는 뉴욕 갈거야!"

"뉴욕 정말 볼 거 많죠? 난 한번도 안 가봤는데, 가면 뭐가 좋아요?"

"뮤지엄도 많고, 연극이랑 뮤지컬도 보고, 그냥 거리를 걷는 것도 좋아! 뉴욕이잖아."

 

몬트리올에서 뉴욕까지는 차로 8시간정도 걸린다.

 

회식이 끝날 쯤, 웨이터가 다가왔다.

 

"계산은 따로 하세요, 아니면 어떻게 해드릴까요?"

"저 사람이요! 저 사람이 빅 보스예요."

 

내 옆에 앉은 보건소장 쉐프가 이사벨을 가리키며 말했다. 다들 깔깔깔깔 웃었고, 이사벨은 당황스러워하며 따로따로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음식! 바쁜 와중에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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