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크리스마스 기념 간식 공고가 붙었다. 점심식단도 크리스마스 식사에다가 달달한 간식을 준다는 소식이었다. 오전시간에 이것저것 일을 하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프랑스가 와서 문을 똑똑 두드린다.
"알로! 점심시간에 카페테리아 갈 거야?"
"음... 나 음식 싸오긴 했는데, 오늘 무슨 크리스마스 특별 식사라며? 일단 구경이나 가 볼래."
"맞아, 맞아! 맛있는 거였으면 좋겠다."
이렇게 복도에서 떠들고 있으니 쟝, 이사벨, 넷지까지 모두 모여 크리스마스 특별 식사를 받으러 함께 카페테리아로 갔다.
카페테리아에 도착하니 사람이 와글와글했다.
"와우, 듀 몽드! (사람들 많다!)"
"다들 크리스마스 식사 때문에 왔나 봐."
"넷지, 너도 도시락 싸왔지? 혹시 사서 같이 나눠먹을래?"
"오, 그러자. 나도 궁금해, 특별메뉴가 뭘까?"
딱 12시 10분에 도착했는데, 배식을 받으려고 나가 보니 빈 통만 있다.
"크리스마스 특별 메뉴 없어요?"
"토르티야는 다 나가서 20분 기다려야 하고, 칠면조 고기는 있어요."
칠면조 메뉴를 흘끗 보니 그냥 닭고기 삶아서 찢어놓은 것 같다.
"넷지, 칠면조는 그냥... 별로 같아."
"그러게. 난 그냥 샐러드나 먹어야겠다."
* * *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나오니, 카페테리아 끝편에서 디저트를 나눠주고 있었다. 오!
"피스타치오 먹을래요, 아니면 카라멜?"
피스타치오를 못 알아 듣고 카라멜만 알아들어서... 카라멜을 받은 건 비밀이다. 커피도 공짜로 주네?! 얼른 줄을 서서 받아왔다.
"잘 보면 여기 금가루도 뿌려져 있어!"
"오... 화려한데? 맛은 다를 게 없겠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느낌 난다! 그러고보니 한국에선 크리스마스 어떻게 보내?"
"어, 글쎄... 여기는 크리스마스가 새해랑 이어져서 긴 휴일이지만,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 25일 딱 하루 쉬거든. 그러니까 그냥 휴일 같아. 한국에서도 조명 장식도 하고 그러지만..."
"트리는 안 만들어?"
"아, 트리도 만들지! 그런데 이곳처럼 그렇게 많이는 안 하는 것 같아. 그리고 여기는 크리스마스가 가족 모임이지만, 한국에서는 주로 커플끼리 보내."
"진짜? 커플끼리?"
"응, 아무래도 좀 외국 기념일 느낌이 있어서 그런가, 가족들이 모이는 건 흔하지 않아."
"하하, 우리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사촌이 11명 모이기로 했어."
"와, 엄청 큰 가족이네."
"다 모이면 아마 30명쯤 될 거야."
"퀘벡에서는 크리스마스에 뭐 먹어? 혹시 메이플 시럽 들어가?"
"크리스마스 퀘벡 전통 음식이라면... 메이플 시럽은 안 들어가. 칠면조하고, 매쉬포테이토, 돼지고기 토르티야하고, 하구 드 빠뜨 꼬숑을 먹어."
"하구...꼬숑... 뭐라고?"
"하하, 이상하지?"
프랑스가 말해준 퀘벡 전통 음식을 알아듣지 못해서, 검색을 해 봤다.
알고보니, 돼지 족발 스튜였다!!!
"아, 이거구나! 전혀 안 이상해. 우리나라에서도 족발 먹거든. 게다가 족발 비싸고 꽤 고급 음식이야."
"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맛있어."
"에이, 고마워, 퀘벡 문화 알려줘서."
"내 기쁨이지. 나도 고마워."
나도 모르게 프랑스를 따라서 퀘벡 사람들처럼 에이(hein) 하는 감탄사를 썼다. 아무튼 여기서도 족발을 먹는다니... 새로운 발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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