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공부가 정말 어렵다.
특히나 이번엔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메카닉 쪽이라서 더 어렵다.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더 어려워지려나... 한국 교육과정에서는 기술 과목이 과학이 아니라 가정하고 합쳐져서 기술가정으로 배웠는데, 퀘벡에서는 기술이 과학의 한 분야에 속하는 모양이다.
평면도 그리는 것도 어렵고 귀찮다. 공간감각이 떨어져서 그런가? 평면도 그리는 숙제를 하다 보니, 어릴 때 이미 이걸 그려 본 게 기억난다.
중학교 2학년 방학숙제였나? 여러 도면을 그려내는 게 숙제였는데, 뭘 그려야 할 지 몰라서 끙끙대고, 자를 대고 선을 그어도 선이 깔끔하지 않고 비스듬해서 짜증이 났다. 가뜩이나 개학일은 다가오고, 마음은 조급해지고,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아마 울어버렸던 것 같다.
그때 아빠가 대신 숙제를 해주었던 게 기억이 난다. 너무 복잡하고 어려웠는데, 아빠는 너무 쉽게 깔끔한 도면을 다 그려주었다. 몇 시간 동안 울고 짜증낸 게 허무해지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그 도면이 너무 잘 그려진 나머지, 최고점을 받고 교실에 전시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한 게 아닌데 벽에 작품이 걸리니 괜시리 죄책감이 들었다. 당시 선생님은 그 숙제가 누군가가 해준 거라는 걸 알면서 걸어준 건 아니었을까?
아무튼 그렇게 잘 피해간 골칫거리는 다시 돌아오는 법인가 보다. 10년이 지나든 20년이 지나든, 회피하면 다시 되돌아오기 마련인가 보다. 이게 바로 카르마?
남들 다 쉬는 크리스마스날, 굳이 자처해서 낑낑거리며 도면을 그렸다. 이 도면을 그리다 보니 그 중학생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도면은 어쨌든 엉성하나마 끝났는데, 다음 숙제가 더 골치아프다. 이번 숙제는 시계 뒤쪽의 톱니바퀴 도면을 그려오는 것이다. 손으로 톱니바퀴를 돌려야 하고, 톱니바퀴 4개를 초과해서 쓸 수 없다고 한다. 이게 뭔데?!!
우와 모르겠어... 이런 건 인터넷에 나올 법도 한데, 이상하게도 자료가 별로 없다. 아주 복잡하게 여러 톱니바퀴가 들어간 도면은 많아도, 4개 정도 간단하게 시계의 원리를 보여주는 도면이 별로 없다.
후와...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차근차근 해 봐야겠다.
시계 톱니바퀴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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