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진이 빠진다. 어째서 일이 쉬운 게 없을까?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오늘도 자잘한 실수를 여러가지 했다. 실수를 할 때마다 얼굴이 화끈해지고 배가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 든다.
왜 자꾸 실수를 하나 했더니, 마지막에 항상 잘 되었는지 확인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살펴보면 어딘가 항상 한두개쯤 실수가 있는데... 나는 항상 일을 빨리 해치우고 다음 일도 끝내고 싶어서 그냥 성급하게 보는 버릇이 있다.
특히 행정 일을 하다 보면 A를 하다가 B를 해야 하고, 그 와중에 C가 갑자기 들어오기도 한다. 그럼 급한 순서대로 우선순위를 잘 세워서 하나하나 처리해야 하는데, 나는 흐름(?)이 끊기는 게 싫어서 꼭 하던 일을 마저 끝내고 다음 일을 처리하고 싶어한다. 그러다 보면 꼭 실수가 생긴다.
얼마 전에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꺼냈다.
"나 요즘 실수가 정말 많아서 고민이야. 그러고 나면 꼭 그거 때문에 고민하고. 넌 어때?"
"나도 실수하는 거 정말 싫지. 근데 또 그리고 잊어버려! 다시 반복하지 않으면 되지."
"참, 나도 내가 실수했던 건 잊어버리고 싶다. 그러고 또 앞으로 실수할까봐 걱정하고..."
원래 걱정이 많아서, 안좋았던 일을 잊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그날 있었던 마음 무거운 일들을 블로그에 쓰고 나면 쉽게 잊어버린다. 이런 게 글쓰기의 힘인가? 덕분에 내 블로그가 속풀이 일기장이 되고 있다.
글을 써내려가면서, 꼴보기 싫은 나의 허접한(?)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수 있게 된다. 좀 더 객관적이 될 수 있다. 그러면서, 사실 내가 했던 일들이 그렇게 최악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소한 실수가 있긴 했지만, 어쨌든 주어진 일을 모두 해내지 않았나?
좋아, 주말은 푹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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