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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잃어버린 캐나다 포스트 택배, 어떻게 찾아야 하지?

by 밀리멜리 2023.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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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전, 신생아 진료과에 필요한 책을 주문했다. 새로 채용한 신생아 간호사들을 교육하기 위한 책인데, 신생아 소생법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을 보고 공부하고 시험에 통과해야 채용된 간호사들이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총 11권을 주문했더니 1200달러, 원화로 백만원 정도의 금액이 나왔다. 보통은 물품 주문하는 건 다른 부서를 통해서 하는데, 이 책들은 특별히 필요한 거라 회사 카드로 구입하고 내 사무실로 배송시켰다.

일주일이 지나고... 이사벨이 물었다.

"그때 책 주문한 건 아직 안왔니?"
"일주일이 걸린다고 했는데, 한번 연락해 볼게요."

출판사에 전화를 걸었다. 일이 익숙해지니, 이제 전화가 무섭지 않다! 

"이미 배송되었다고 나오는데요. 택배번호 불러드릴게요. 1561256489745...."

전화 무섭지 않다고 한 거 취소. 숫자는 아직도 잘 못 알아듣겠다. 이럴 땐 그냥...

"메일로 번호 보내주시겠어요?

하면 된다.

아무튼, 택배번호를 조회해 보니 이미 어제 배송이 끝났단다! 아무래도 병원 우편접수처에 있는 걸지도 모른다. 우편 관련 문제가 꽤 많았어서, 우편접수처 사람하고도 인사하며 지낸다.

"안녕! 잘 지냈어요? 요즘은 문제 없지요?"
"잘 지냈어요. 고마워요. 안 그래도 택배가 와야 하는 게 안 왔는데... 혹시 여기 있나요? 책이거든요?"

그런데 없단다. 흐음... 어떻게 해야 하지?

"출판사에 전화해 보거나, 아니면 캐나다 포스트에 전화해 봐요. 그래도 없으면 시큐리티에 신고하고요."

천 달러나 되는 택배가 없어지다니... 

으음? 큰일난 거 아니야? 

그러고 있으니 쟝이 한 마디 한다.

"걱정할 것 없어, 어딘가에 있을 거야."

어딘가에 있긴 하겠지요...

반면에 이사벨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라고 한다. 내 두 상사의 성격이 이렇게 다르다.

 

결국 여러 군데에 전화를 걸어서 택배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시큐리티, 캐나다 포스트, 로지스틱스...

 

"도착해야 하는 택배가 안 왔는데, 어떻게 하죠?" 
"잃어버린 택배로 신고를 하고, 저희가 조사를 시작할게요. 3일 안에 도착할 겁니다. 3일 안에 도착하지 않으면 공급처에 연락하세요. 그쪽에서 클레임을 시작할 겁니다."

주소는 여기, 내용물은 뭐고, 같은 말을 계속 반복했다.


그리고 다음 날, 그 중에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택배가 짜잔 하고 문앞에 도착했다. 이 상자를 보더니 동료들이 다들 한 마디씩 한다.

 

누군지 모르지만 찾아주셨군요!!


"그렇게 찾아서 헤매더니, 결국 돌아왔네!"
"고생했어. 무한 감사!!"
"잘 됐다!"

아, 요즘은 정말 정신이 없다...! 아무튼 오늘 하루도 이렇게 무사히 지나갔구나.

 

내 생각에 택배를 찾아준 건 아무래도 캐나다 포스트 택배사인 것 같다. 하루만에 찾아주다니,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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