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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캐나다의 산파와 출산하는 집, 메종 드 네상스

by 밀리멜리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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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회의는 메종 드 네상스에서 열렸다. 메종 드 네상스는 병원 대신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출산할 수 있는 곳으로, 산파들이 출산을 돕는다. 의사도 대기하고 있고, 산파들은 모두 공인된 의료인으로 등록되어 있다.

 

회의는 여전히 어렵다. 아직도 점심식사 대화도 어려운데, 회의라고 쉬울까. 누가 말 한마디 하면 그 중에 3~4단어 정도 알아듣는다. 이런 와중에 어떻게 회의록을 쓰는 게 가능한 건지 나도 신기하다.

 

비법은 녹음이다. 녹음해놓고 마이크로소프트 스트림에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자막을 만들어 준다. 이거 없었으면 나 진작에 일 못한다고 뛰쳐나갔을지도...그렇게 자막이 있으면 좀 느리더라도 어떻게든 그럭저럭 회의록이 완성된다.

 

아무튼 3시간짜리 회의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려는데, 책임산파인 나탈리가 메종 드 네상스 투어를 해 준다고 한다. 오, 안그래도 궁금했는데!

 

이곳이 출산하는 방이다. 집처럼 인테리어가 정말 예쁘다.

 

최근에 재단에서 지원을 받아 매트리스와 수술 도구를 샀다며, 나탈리가 나에게 고맙다고 했다.

 

"저한테 왜 고마워요?"

"그 때, 재단에 낼 자금지원 신청서 쓸 때 도와줬잖아."

"아... 그때 쓴 서류가 이렇게 되는군요!

 

사무실에서 아무 생각없이 한 행정처리가 이렇게 현실화(?)되는 걸 보니 신기하다. 뭔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긴 한 거구나, 나...! 이곳에서 출산하는 분 부디 순산하시길.

출산자세를 그린 그림들. 

 

남편이 출산 자세를 함께 잡는 경우가 꽤 많다. 그래서인지 아기가 아빠와 함께 태어났다는 표현이 많다.

메종 드 네상스에서 출산한 아기와 가족. 사진 보니 어쩐지 감동적이다.

 

이곳은 산파의 진료실이다. 분위기도 편안하고 식물이 많아서 좋다.

 

 

"오, 이 침대 알지, 알아."

 

함께 구경하던 쉐프가 한 마디 했다. 나도 아기는 안 낳아봤지만 안다, 이 침대...

 

대기실에 안락의자도 있고, 사진엔 안 나왔지만 크고 편한 빈백(콩 들어간 쿠션)들이 있었다.

 

편안한 분위기가 나는 인테리어다.

 

어딜 가나 그림과 화분이 많다.

 

정말 집(메종) 같은 곳이네!

 

천장에 달려있는 힘 쓰는(?) 끈! 우와... 저걸 잡고 출산하는건가? 사극에서 아기 낳는 장면을 보면 저런 끈이 천장에 달려 있었는데... 

 

"침대는 꼭 퀸 사이즈여야 해. 사이즈가 중요한 게, 출산하고 나서 부모와 아기가 함께 잘 수 있거든."

 

침대 옆에 산소탱크도 있다.

 

수중분만을 위한 욕조.

 

출산하는 자세를 가르쳐주는 그림.  

 

출산에 관한 그림이 진짜 많았다.

 

산파의 키트.

 

봉합도구와 수액, 여러 의료도구가 들어 있다.

산파는 이런 도구를 쓰는구나...

 

 

나시마는 자기 나라에는 이런 선택권이 없었다며 감탄했다. 나도 감동이었어, 여기.

 

좀 더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파트너와 함께 편안한 분위기에서 출산하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것 같다. 어디서 출산할 지 결정할 수 있는 제도가 정말 잘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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