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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눈태풍이 왔어도 산책은 계속된다

by 밀리멜리 2023.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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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내내 날씨가 춥다.

 

영하 12도에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정도. 그래도 이게 마지막 추위가 아닐까 한다. 가뜩이나 추운데 목요일 눈폭풍 경보까지 떴다. 목요일에는 몇주 전부터 계획해놓은 회식이 있는데, 눈폭풍이 오면 걷기가 힘들다.

 

"눈태풍이 온다고 하는데, 우리 회식 미루는 거 어때?"

"안 그래도 그 얘기 하고 있었어. 일기예보 틀린 적도 많으니까 그날 아침에 정할까?"

"어떻게 됐든, 난 재택근무하고 그 다음날은 휴가 낼 거야."

 

회식은 자유라서 상관이 없지만, 사람이 너무 많이 빠지면 미루는 게 낫다. 결국 아침이 되었는데, 눈이 좀 오고 평소보다 바람이 많이 분 느낌이지만 눈폭풍이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었다. 마리가 물었다.

 

"눈폭풍이 대체 뭐야? 눈이 얼마만큼 와야 눈폭풍이지? 10cm? 20cm?"

"글쎄... 바람 세기로 정하는 거 아냐?"

"그런가?"

 

아무튼 바람은 잠잠해졌지만 그래도 날씨가 추워서 회식을 미루기로 했다.

 

그리고 금요일, 내가 기다리던 재택근무 날이다.

 

재택근무하는 날 이상하게도 일이 많아서 더 바쁜 적이 많았다. 이번에는 좀 널널하게 일해보자 싶어서 목요일날 미친듯이 업무를 마치고 야근까지 30분 했다. 

 

그 덕분인지 이번 재택근무일은 꿀같이 달콤하다. 아, 다른 날도 오늘같으면 좋으련만...! 

 

일하면서 세탁기를 두 번이나 돌리고, 청소기도 돌렸다. 역시 집안일하면서 월급받는 건 넘 좋아 ㅋㅋㅋ 

 

점심시간에는 조깅을 하고, 슈퍼에 가서 시리얼을 하나 샀다. 

 

이 시리얼은 내가 캐나다에 와서 처음으로 먹은 시리얼이다. 집도 못 구해서 에어비앤비 숙소에 머무르면서 아침으로 먹었던 시리얼... 뭔가 눈물나는 맛이지만 진짜 맛있다.

시리얼이랑 아몬드 우유 사서 돌아오는데, 역시 너무 춥다! 🥶 집에서 슈퍼까지 5분도 안걸리는데, 그래도 바람이 부니까 정말 춥다. 

 

퀘벡 사람들은 -20도 쯤이야 그냥 "옷 잘 입고 나가면 되지!" 하고 잘만 돌아다닌다. 추울 땐 꼭 겨울스포츠를 해야 하고, 춥다고 안에만 있으면 안 된다고 조언을 해 준다. 해가 짧기 때문에, 해가 떠 있는 동안 비타민 D를 충분히 합성해야 한다고...

 

확실히 햇빛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아무리 추워도 잠깐이라도 햇빛 보고 산책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 아마 이 산책하는 습관이 이곳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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