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넷지와 외출 - 쟝딸롱 거리와 드레스샵 구경

by 밀리멜리 2023. 4. 22.

반응형

넷지의 마지막 날을 기념해 둘이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나 회계사한테 가서 세금 서류에 사인해야 하는데, 그것만 하고 같이 저녁 먹자. 사인만 하면 돼."
"그래, 같이 가자. 어딘데?"
"쟝딸롱 역 근처야."
"오, 나 거기 한번도 안 가봤는데. 이번 기회에 가 보겠네."
"그쪽에 은근 재밌는 거 많아."

그래서 일 마치고 쫄래쫄래 넷지를 따라갔다.

신기하게도, 세금회계사 사무실이 미용실 안에 있었다. 오옹...

 

여긴 분명 미용실인데...

 

 

"세금서류 회계사한테 부탁하면 얼마 내야 해?"
"여기는 80달러 정도."
"인터넷으로 하면 돈 안내고 할 수도 있어!"
"알아. 근데 이번엔 좀 귀찮고 복잡해서... 내년엔 혼자 해봐야지."
"한번 해보면 쉬워질 거야."

나도 작년에 공무원으로 일한 것 외에도 주말에 한국어 선생님으로도 일했고 블로그 광고 수입도 들어왔기 때문에 제출해야 할 게 좀 많아서 복잡했다. 내가 쓰리잡을 뛰고 있었다니..? 잠깐 회계사에게 부탁할까 생각도 했는데, 어차피 부탁해도 서류는 내가 스스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온라인으로 제출했다.

 

사인만 하고 바로 넷지를 따라 장딸롱 거리를 걸었다.

옛날 느낌의 가게와 건물이 많아서, 뭔가 90년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퇴근하고 낯선 곳 걷기! 재밌다.

 

 

이런 아파트가 특히 옛날 느낌이 난다.

 

 

넷지가 갑자기 깜짝 놀라며 나를 불렀다.

"저것 봐! 에로 영화 극장이래!"
"하하하하. 진짜 그러네. 에로틱 영화가 천개나 있다ㅋㅋㅋ"
"사진 찍어야겠어."

"왜?"

왜라고 물으면서 나도 사진을 찍었다.

 

 

"여긴 모자도 파네. 우리 엄마 하나 사주면 좋아하겠다. 가발은 쓸만 한가?"

 

 

잠깐 골목을 돌아서니, 웨딩드레스샵 골목이 보인다. 

 

언젠가 이사벨이 이런 곳이 있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쟝딸롱 마켓에 가면 드레스샵에 한 번 가봐. 구경할 것도 많고, 재밌어."

 

거기가 바로 여긴가 보다.

 

 

진짜 가게마다 드레스를 파네?

 

"어떤 드레스 찾으세요?"

가게에 들어가며 구경하고 있으니 점원이 묻는다. 난 그냥 구경하러 온 거라 당황했는데, 넷지가 재빠르게 말한다.

"로브 드 수와레(피로연 드레스)를 좀 보려구요."
"언제 결혼하세요?"
"뭐, 곧이요. 곧..."
"내년에 하실 거면 1월-2월이 좋아요."

왜 얼어죽을 듯이 추운 1월이 좋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암튼 넷지가 잘 넘겨준 덕분에 구경 잘 했다.

 

 

색깔있는 드레스 종류도 많네.

 

 

드레스샵을 둘러본 건 처음이라 재밌었다. 하긴, 여기 사람들은 학교에서도 무도회를 가겠지? 그래도 드레스 사면 인생에 몇 번 입을지 궁금하다.

드레스가 엄청 비쌀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가격이어서 그것도 신기했다.

 

계속 걷다보니, 교회에 신부님이 나와서 서 있는 게 보인다. 이런 것도 신기하네...

넷지와 나는 몬트리올에 산 지 몇 년 되었지만, 아직도 관광객처럼 사진을 찍는다. 난 블로그용이긴 하지만- 교회의 신부님이 신기해서 찍다가 또 너무 들이댄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나 사진 너무 많이 찍나?"
"많이 찍으면 어때. 재밌고 신기하니까, 그리고 추억으로 남기고 싶으니까 찍는 거지. 난 비디오로 남겨!"

 

넷지가 매콤한 인도음식이 먹고 싶다길래, 인도 식당을 찾아 카레를 주문했다. 

아, 넷지. 너 가면 언제 또 보겠니? 새로운 직장에서 잘 적응하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