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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스트레스 풀리는 점심시간 피크닉

by 밀리멜리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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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직장에서 "오늘은 어때?" 라는 인사를 들으면 "괜찮아!"라는 말이 잘 안 나온다.

 

"좋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고..."

쿰바가 내 대답을 듣더니 웃으며 말한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내게 말해! 안 말하면 정말 화 낼 거야. 내가 도와줄 건 없어?"
"안 좋은 일이 있는 건 아니고... 일이 넘 많으니까 뒤죽박죽이 되어서 정신이 없어."

안 좋은 일을 말하지 않으면 화내겠다는 쿰바가 정말 고맙다. 사람이 좋으면 일이 힘들어도 버틸 수 있다. 

점심시간에 좀 휴식을 취하면 더 좋다. 

 

병원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먹으려는데, 떼아와 만났다.

 

"여기 카페에서 염소치즈 야채 샌드위치를 먹어봤는데, 진짜 맛있어! 내 최애 샌드위치야."
"오... 난 여기서 저번에 닭고기 텍스맥스 샌드위치 먹어봤는데, 그것도 맛있어. 근데 다 나가고 없네. 오늘은 네 최애 샌드위치 먹어봐야겠어. 그리고 샌드위치 가지고 호수에 오리 보러 갈까?"
"좋지!"

 

 

햇빛을 쬐고 있으니 기분이 풀린다. 역시 자연과 함께해야하는 건가! 🪑🌄

호숫가에는 오리들도 옹기종기 모여 있다.

밖에서 샌드위치 먹으니 정말 꿀맛이다!

 

아, 좋아. 이 스트레스 풀리는 기분!!

 

샌드위치를 먹고 있으니 노련한 다람쥐들이 와서 한 입 달라고 계속 쳐다본다. 

 

샐러드를 조금 덜어 던져줬더니 파란 채소잎은 퉤 뱉어버리고 크랜베리와 해바라기씨를 던져 줬더니 신나게 먹기 시작한다. 

 

"아, 채소 안 먹고 편식하는 거 봐!!"

 

나중엔 다람쥐가 다섯마리가 넘게 몰려들고, 참새와 비둘기도 왔다. 

"우와, 이렇게 동물들한테 둘러싸인 건 처음이야."
"디즈니 공주가 된 것 같지?"
"그러네 ㅋㅋㅋㅋ"

 

떼아와 시시콜콜하게 수다를 떨었다.

"참, 다음주에 피에르떼 행진 가?"
"아니, 난 안 가는데. 너 가면 나도 가볼까?"
"난 우리 부서 팀이랑 같이 가는 거라서... 전체가 다 움직여야 해."
"그렇구나. 저번 해에는 너무 더워서였나? 비가 와서였나. 취소됐었지.."
"응, 이번엔 잘 되겠지."

피에르떼 행진은 LGBTQ+ 커뮤니티를 지지하는 걷기 행사이다. 가면 온갖 코스튬을 입고 깃발을 들고 화려한 행진을 구경할 수 있다. 나는 구경만 해 봤지 한번도 행진해 본 적은 없다.

떼아가 데이팅앱 사이트에서 만나기로 한 남자의 SNS를 보여주었는데, 모터사이클을 타고 나무장작을 패는? 사진이 있었다. 나무꾼이야...?

"처음 만나서 데이트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해?"
"그게 문제야. 진짜 어색하니까... 지금 최대한 별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 그래도 첫 데이트로 모터사이클 타고 아이스크림 먹기로 했거든."
"그거 좋네! 잘 안되더라도 뭐 재밌기는 할 것 같아!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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