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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캐나다 맛집탐방

자전거 여행 - 아이티 음식과 도서관에서 물 챙기기

by 밀리멜리 2023.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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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고치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자전거 도로로 들어섰다.

 

이제부터 끝까지 자전거 도로로만 간다.

 

자전거 뒷바퀴가 튼튼하고 빵빵해서 기분이 좋은가 보다.

 

 

마침 날씨도 맑고, 풍경도 너무 예쁘다.

 

자전거 바퀴가 스칠 때마다 사라락 하는 낙엽 소리가 좋아서 일부러 낙엽쪽으로 달렸다.

 

 

으... 잠깐만 쉬자!

 

 

가방을 깔고 그대로 누워버렸다.

 

아, 하늘 예쁘네.

 

 

힘들다...

 

언제 다 가지?

 

이 때 반도 못 온 상태였다.

 

아참! 그러고 보니 점심을 안 먹었네. 지치는 게 당연하다.

 

 

절반 지점에 있는 부아 데 피용이라는 도시에서 식당을 찾아 갔다. 쿠페드웻이라는 아이티 식당인데, 역시 맛집 찾아내기 전문가인 찬이가 이 생판 모를 낯선 도시에서도 현지맛집을 찾아냈다.

 

메뉴는 아이티 명물음식인 그리오!

 

돼지구이와 볶음밥, 플란틴이 나오는 든든한 메뉴이다.

 

 

내부가 화려하진 않지만 테이크아웃하려는 손님들이 엄청 많이 왔다갔다 한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났는데도 계속해서 물밀듯이 오는 손님들... 

 

맛집임을 예감할 수 있었다.

 

으앗! 흘리지 않게 조심!

이 분은 4인분을 한꺼번에 테이크아웃하셨다.

 

네 봉지를 옮길 손이 부족해 두 개는 차 뚜껑 위에 올려두고 조심조심해서 차문을 연다.

 

힘들어보이길래 찬이가 나가서 도와주려고 했더니 괜찮다며 들어가란다.

 

4인분을 다 차에 옮기고 나서 가게 안으로 들어오시더니 찬이에게 웃으며 한 마디 하고 쿨하게 가버리셨다.

 

"@#%$^%$^&!!!"

 

프랑스어 퀘벡 억양이 강해 못알아들어서 우리는 하하하 하고 웃으며 인사했다..

 

"야, 너 방금 저 아저씨 뭐라고 했는지 알아들었어?"

"아니."

"아... 나도 못 알아들었어."

"근데 뭐... 손짓으로 보니까, 떨어지면 다 망친다는 얘기 아니겠어?"

"오, 맞다! 맞다! 그 아저씨가 Si tout est tombé, tout est dégagé! (이거 떨어지면 다 망친다!)라고 했어!"

"오, 그런거 같네!"

 

몬트리올을 벗어나니 사람들이 모두 프랑스어만 한다. 

 

 

잠시 기다리니 우리 메뉴가 나왔다.

 

이게 1인분이라는 사실.... 감동 😝

 

여기가 작은 도시라 몬트리올보다 물가가 좀 더 싼 것 같다.

 

몬트리올에서는 이 정도 양과 가격을 기대할 수가 없다.

 

 

볶음밥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맛있었다. 

 

고기, 플란틴, 샐러드도 다 맛있었다. 몇시간 자전거를 탔으니 뭘 먹어도 맛있었겠지만, 찬이는 먹어본 그리오 중에 여기가 제일 맛있다고 한다.

 

먹을 기회가 있다면 아이티 음식 그리오는 꼭 먹어보길 바란다.

 

둘이서 메뉴 하나를 시켰는데 다 못먹고, 포장된 걸 남겨서 자전거 타다가 또 먹었다.

 

메뉴 하나로 4끼를 해결한 셈.

 

딱 하나 아쉬웠던 점은 음식을 다 먹고 나니 목이 말라서 물을 달라고 했더니 물을 주지 않았다.

 

생수를 사라는 것.... 

 

에이, 물 좀 그냥 주지.

 

 

그렇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다.

 

음식점 바로 옆에 특이한 건물이 있어서 봤더니, '도서관(bibliothèque)'이라고 쓰여 있다.

 

이게 도서관이라고? 

 

자고로 도서관이라 함은 무료 식수와 깨끗한 화장실이 있는 곳이므로 여행하는 사람으로서 꼭 들러야 하는 곳 중 하나다. 

 

바로 들어가보았다.

 

 

내부가 깔끔하고 예뻤다.

 

도서관 진짜 분위기 좋네!

 

나는 바로 물통에 물을 담고, 화장실도 해결했다.

 

 

현지 주민들과 공부하는 학생들이 꽤 있었다.

 

시간만 좀 많았다면 여기서 쉬었다면 좋을 텐데.

 

 

편안해 보이는 의자!

 

여기서 5분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했다.

 

뱃속에 그리오가 다 소화되지도 않았는데 찬이가 말한다.

 

"우리 돌아오는 길에도 여기 들러서 그리오 포장해 가자. 이번엔 닭고기로."

"진짜? 연속 내내 이것만 먹자고?"

"맛있잖아!"

"음, 보니까 돌아오는 날엔 문 닫는데?"

"그럼 다음에 자전거 타고 또 오자."

"그래, 너무 안 지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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