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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캐나다 맛집탐방

중식 레스토랑 가서 휴가 계획 취소한 날

by 밀리멜리 2023.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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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의 생일을 맞아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하기로 했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생일이니, 멋있는 호텔 고급 레스토랑에서 셰프가 만들어주는 코스요리를 즐겨도 괜찮을 것 같다.

"여기 소피텔 호텔에 있는 레스토랑 유명한데, 어때? 스테이크도 있고 문어요리도 맛있을 것 같아."

찬에게 플레이트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스테이크 여섯 조각에 5만원이야? 문어는 두 입거리밖에 안 되겠네! 양이 왜 이렇게 적어? 노, 나는 다른 데 갈래."
"양 많기로는 중국식당 앤트다이를 가야지. 제너럴 타오 치킨 먹을까?"
"으흠... 그거 끌리는데."

사실 중식당 앤트다이는 지난 번 찬이의 멕시코 친구가 왔을 때 찬이가 데려가려고 했던 곳이다. 중국음식을 싫어하는 일행이 있어서 패스했었는데, 역시나 찬이가 좋아할 것 같다.

"그럼 자전거 타고 가자!"

이전에 이 식당에 왔을 때 배부르게 양껏 먹으며 수다도 실컷 떨었던 좋은 기억이 있다. 

 


식당에 도착하니 사장님이 사람 좋게 웃으며 창가 자리를 권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창가 자리!

 


이곳에 오면 항상 메뉴가 너무 다양해 고민이다.

 

우리는 자주 시켜먹는 아는 맛, 제너럴 타오 치킨과 팟타이를 시키기로 했다. 

 

제너럴타오치킨


제너럴 타오 치킨은 달달한 양념치킨 맛이다. 

 

토마토 소스도 좀 들어간 것 같은데, 아무튼 하나도 맵지 않다. 

 

팟타이

팟타이는 왠만한 타이 요리 음식점보다 괜찮은 편이다. 

이곳에 와서 배부르게 먹으며 진지한 이야기를 좀 나누었는데, 그러다 휴가 이야기가 나왔다.

이 휴가 문제때문에 사실 좀 서먹해졌다.

 

10월 초 도시 외곽에 있는 오두막 별장을 예약해 가기로 했다. 별장이 예쁘고 식사가 맛있다고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예약이 꽉 찼다. 월요일 숙박 하루만 예약 가능했다. 우리는 일단 예약하고 하루 휴가를 내서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 별장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자주 들르는 곳이다. 우리도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는데, 구글 지도로 확인해 보니 꼬박 다섯 시간이 걸린다. 쉬는 시간을 합하면 6~7시간은 걸릴 테니,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

 

사실 나도 별장이 너무 예뻐서 가고싶은 마음은 한가득인데, 그냥 자전거 여행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계속 망설이고 있었다. 가는 길은 괜찮지만, 돌아올 때 정말 힘들 것 같다... 이런 나와 달리, 체력이 좋은 찬이는 마냥 기대하고 있었다.

"만약에 중간에 자전거 펑크나면 어떡하지?"
"그럴 일 없어. 너 사실은 가기 싫은 거지? 그러니까 조그만 일도 크게 걱정이 되지."
"으음... 그리고 다음 날 바로 출근해야 하는데, 너무 피곤할 것 같아."
"됐어, 괜찮으니까 예약 취소 하자. 나 화 안낼 테니까, 그냥 취소해."


결국은 취소하기로 했다. 잔뜩 기대했던 찬이가 실망하는 게 느껴졌다. 사실 이 문제로 이전에 한 번 싸웠는데, 더 이야기했다가는 또 싸울 것 같아서 찬이가 자기 생일에는 설마 안싸우겠지 하고 이야기를 꺼냈다고 한다.

내가 먼저 제안한 주제에 가기 싫은 티를 냈으니 찬이가 실망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 여행은 체력을 좀 더 길러야 겠어...

 

예뻐서 망설여지는 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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