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생활739 유쾌하고 수다스러운 시큐리티 가드, 애덤 오전 11시, 우리 집 건물 전체가 정전이 되었다.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으니 갑자기 할 게 없어져 혼란스러웠다. 아니, 노트북은 작동하는데 정전 때문에 인터넷도 막혀서 그야말로 멍했다. 할 게 없었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이렇게 인터넷에 의지하고 있구나. 1층으로 내려와 애덤에게 인사를 했는데 영 표정이 좋지 않다. 마스크 밖으로 보이는 반달모양 눈의 양 끝이 추욱 쳐져있었다. 애덤은 혹시 정전이 되었으면 리스트에 호수를 적으라고 했다. 이미 빼곡하게 여러 호수가 적혀 있었다. 또 다른 입주민이 우리 뒤로 오더니 큰 소리로 불만을 표했다. "우리 집에 애들도 있고, 손님도 왔는데 정전이 되버리면 어떡해요!" 애덤은 차분하고 프로페셔널하게 전기회사가 정전을 처리하는 중이라고 응대했지만 그의 표정은 여전히.. 2020. 9. 23. 이전 1 ··· 121 122 123 1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