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생활739 캐나다 퀘벡에서 병원가기 전 알아야 할 것들 캐나다 중에서도 퀘벡은 세금이 높은 대신 사회보장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는 편이다. 나는 오랫동안 한 가지 질병을 앓아왔는데, 이게 괴롭고 삶의 질을 엄청 떨어뜨리지만, 또 당장 나를 죽이는 심각한 병은 아니다. 이 병을 고치기 위해 나는 정말 자주, 오랫동안 병원을 들락날락거렸는데, 캐나다에 온 이후 보험이 없어 그냥 방치해 놓고 있었다. 다행히 보험 자격이 되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내가 경험한 것에 대해서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퀘벡주 의료보험 (RAMQ) 퀘벡주에서 제공하는 의료보험은 RAMQ(함큐/람큐)라고 부른다. 학생비자로 이곳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은 대부분 이 RAMQ, 의료보험 자격이 없지만 워킹비자가 있으면 자격이 된다. 내 경우, 학교가 얼마 전에 끝났고 졸업을 인정받아 학생비자.. 2020. 10. 15. 추리소설을 읽다가 - 형사를 만난 기억 이북으로 빌린 추리소설을 보다가 이런 대목에서 잠시 멈추고 한창 딴 생각을 했다. "7월의 어느 날, 형사가 찾아와 그의 죽음을 알렸다. 형사는 내가 작품 속에서 그렸던 것보다 훨씬 평범했는데, 대신 분위기는 있었다." 형사를 실제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훨씬 평범할까?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는 형사의 모습과 실제 형사는 많이 다르겠지? 기억을 되짚어 보니, 나도 형사를 만난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 강사로 일하던 어느 토요일이었다. 토요일이어서 4시쯤인가 일찍 퇴근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잠깐, 이게 뭐야. 토요일 일한 것도 수당 못받았는데, 일찍 퇴근을 해서 좋다니 이게 정말 무슨 노예 근성이야. 아침 9시부터 토요일 4시까지 무상으로 일한 게 지금 생각하니 뭐가 좋다고.... 도대체 난.. 2020. 10. 14. 내가 좋아하는 몬트리올 거리, 뒬루쓰 몬트리올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진 구역을 꼽으라 한다면 누구나 올드 몬트리올을 꼽을 것이다. 다운타운 시내에서 놀다가 예쁜 풍경이 보고 싶으면 다리 하나만 건너면 된다. 다리 하나를 사이로, 파리 시내로 건너온 느낌이 난다. 관광지로 유명하고 가깝지만, 코로나 경계가 있은 후로 발길을 끊게 되어 안타깝다. 개척시대에 옛 프랑스인들이 이곳에 건물을 짓고 모여 살았고, 그 건물들을 잘 보존해 관광지 겸 거주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보통 3~5층의 낮은 건물들이 많은데, 1층은 기념품점이나 예쁜 가게들이 있고, 그 윗층은 주민들이 산다. 이곳이 너무 예뻐서 렌트 값을 알아보았는데, 오래된 건물들이지만 시내 중심가보다 비쌌다! 사실 이곳은 정말 아름답지만,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산책하기엔 좋지 않다. 가게들도 .. 2020. 10. 11. 조이스에게 정의를 - 원주민이기 때문에 모욕당하고 죽은 여인 내 인스타 피드에 충격적인 영상이 하나 떴다. 예전에 잠깐 봉사활동을 하던 환경단체에서 올린 포스팅이었는데,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클릭해 보았다. 한 여자가 환자복을 입고 병상에 누워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었고, 그 뒤로 신경질적인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Esti d’épaisse de tabarnouche... C’est mieux mort, ça. As-tu fini de niaiser... câlisse? T’es épaisse en câlisse...», «T’as fait des mauvais choix, ma belle. Qu’est-ce qu’ils penseraient, tes enfants, de te voir comme ça? Pense à eux autres un peu... C.. 2020. 10. 5. 몬트리올 사람들의 김치 사랑 김치 사랑이라니, 이것보다 국뽕이 차오르는 말은 드물겠지만. 내가 겪어본 이분들의 김치 사랑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캐나다, 특히 퀘벡 지방의 음식은 솔직히 -이렇게 말하면 그들은 화내겠지만- 내세울 만한 게 없다. 가장 유명한 것이 퀘벡의 '푸틴'인데, 감자튀김과 치즈를 접시에 넣고 소스를 부은 것이 다이다. 무슨 맛이냐면, 감자튀김에 소스를 찍어 먹는 맛이다. 감자튀김이랑 치즈이니 맛이 없을 수는 없지만, 이게 가장 내세울 만한 현지 음식이라니 조금 안타까울 정도이다. 몬트리올 시를 벗어나 외곽의 메이플 시럽 만드는 오두막에 가면 퀘벡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데, 내가 맛본 것 중 가장 충격적인 음식은 설탕 타르트(tarte au sucre)였다. 설탕 타르트. 이게 음식인지 그냥 설탕 덩어리인지 .. 2020. 10. 3. 몬트리올에서 병원가기 몬트리올에 온 지 2년이 되었는데, 처음으로 치료를 받기로 결심하고 병원을 알아보았다. 영주권이 없고 주치의도 없는 입장에서 병원 가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단 워크인 프라이벳 클리닉에 가서 예약을 했더니 한 달 후에나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한 달이라니! 고맙게도 내 파트너가 대학병원의 유명한 의사에게 직접 메일을 보냈더니 1주일만에 가장 좋은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아침 8시 예약이라 새벽같이 일어나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다. 예약확인전화를 받을 때, 초진이라 병원카드를 만들어야하니 30분 일찍 오라고 해서 7시 반에 도착했다. 카드 만드는 창구의 중국계 비서는 짧고 강렬한 어조로 3분만에 카드를 만들어 주었다. 내 주소를 확인할 증명서가 필요했는데, 운전면허증도 없고 여.. 2020. 9. 25. 이전 1 ··· 120 121 122 123 1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