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몬트리올 생활

퀘벡 정부지원 프랑스어 수업 신청자격과 신청방법

by 밀리멜리 2020. 11. 24.

반응형

요사이 퀘벡 정부에서 지원하는 프랑스어 무료 수업을 온라인으로 듣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8시 반부터 3시 반까지 진행되는 풀타임 수업으로, 점심시간 1시간과 쉬는시간을 딱 한번 10분만 주는 강행군 수업이다. 수업이 굉장히 촘촘하게 짜여있고 일어나자마자 외국어로 생각하고 말해야 하니 피곤하기 짝이 없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쉬는시간이 딱 10분밖에 없다니, 너무 짧은 것 같아 쉬는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했더니 선생님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문제 풀라고 하면서 시간 줄 때 넉넉하게 시간을 줬어요. 그 시간을 잘 배분해서 쉬면 되겠죠? 학생들이 시간조절을 잘 해서 쉬면 될 거예요."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네... 고마워요."

 

수업은 아무래도 잘 짜여져 있고, 프랑스어 실력 향상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수업 시작한 지 2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프랑스어가 많이 늘은 것 같다. 하루의 반을 프랑스어로 생각하고 말하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담당인 쟝마크 선생님은 정말 준비를 많이 해오시고, 나만 하더라도 질문을 매일 대여섯개는 하는데 모두 친절하고 자세하게 대답해 주신다.

 

온라인 불어 수업 (이미지 출처: 펙셀)

빡빡해서 수업이 끝나면 블로그 쓸 생각이 안 날 정도로 피곤한 게 하나의 단점이지만, 장점이 너무 크다. 수업의 질도 굉장히 높은데 무료일 뿐만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라고 지원금까지 주니까... 나는 아무 불만이 없다. 2년 전에는 이것보다 안 좋은 수업을 어학원에 큰 돈을 내고 들었는데, 더 좋은 수업을 돈 받고 들으니 참 감사하다.

 

이 정부지원 프랑스어 신청방법은 해마다 바뀌고, 이 포스팅도 몇 년 지나면 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수업 개요

 

퀘벡정부지원 프랑스어 수업 공식 웹사이트: www.quebec.ca/education/apprendre-le-francais/

 

불어 뿐만 아니라 퀘벡 문화와 다국적 문화에 대한 통찰력 있는 수업을 제공한다. 학생들이 대부분 이민자들이기 때문에 평소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인도, 중국,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 멕시코 등의 다른 문화에 눈을 뜨게 만든 계기가 되기도 했다.

 

풀타임/파트타임을 선택할 수 있다.

수업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듣는 풀타임 수업은 8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이고, 12시 반부터 1시간동안 점심시간을 준다. 

 

프랑스어 교재를 읽고 문제를 푸는 수업, 문법 강의와 리서치, 프레젠테이션 발표, 친구들끼리 대화 등으로 이루어져있다. 자세한 수업 내용은 레벨마다 선생님마다 다를 것이다.

 

 신청자격과 지원금

 

  • 16세 이상
  • 퀘벡 거주자
  • 워크 퍼밋 소지자
  • CAQ, CSQ 소지자
  • 영주권자 및 시민권자

관광비자로는 이 수업을 들을 수 없다. 풀타임으로 들으면 지원금을 주는데, 아이가 있는 경우 어린이집 지원금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SIN 넘버 (프랑스어로는 NAS)가 만료된 경우, 지원금을 당장 받을 순 없다. 하지만 이 지원금은 퀘벡 거주자로서 받을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에 추후에 SIN 넘버를 갱신하고 담당자에게 이메일이나 편지를 보내면 지원금을 보내준다. 

 

 필요한 서류와 신청방법

 

  • CSQ 혹은 CAQ
  • SIN 넘버 (9자리)
  • 신청서

풀타임 수업 신청서는 웹사이트(www.quebec.ca/education/apprendre-le-francais/cours-temps-complet/immigrant/temps-complet/inscription/)에서 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 바로 작성해서 보낼 수도 있고, 우편으로 부칠 수도 있다. 온라인이 쉬울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어차피 CSQ나 CAQ의 복사본을 우편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신청하더라도 캐나다 포스트로 가야 한다.

 

나는 온라인으로 신청한 후 CAQ 복사본을 우편으로 보냈는데, 이 경우 종이 한 장을 더 넣어서 이름과 퀘벡 정부지원 프랑스어 수업을 신청한다는 메시지와 문서번호를 적어 보내야 한다. 그냥 애초에 신청서를 프린트해서 작성해 우편으로 보내는 게 속 편하다.

 

신청서는 모두 프랑스어로 쓰여 있는데, 구글 번역을 이용해서 꼼꼼하게 읽고 작성하면 된다. 홈페이지에 다른 언어로 된 신청서들이 있는데, 한국어만 없다. 어째서....ㅠㅠ

 

 레벨 테스트

 

서류와 신청서를 우편으로 보내고 얼마간 기다리면 전화가 올 것이다. 프랑스어로 수업 신청이 받아들여졌음을 알려주는 전화이고, 이 때 자세한 수업시간과 기간 등을 안내해준다. 그리고 전화로 레벨테스트를 할 것이니 핸드폰을 상시 소지하라고 알려준다. 다음 날 바로 인터뷰 전화가 왔는데,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일상적인 질문을 했다.

 

  • 왜 퀘벡으로 왔는가?
  • 어디 사는가?
  • 지금 사는 곳이 마음에 드는지? 왜 마음에 드나?
  • 퀘벡에서 좋았던 경험은 무엇인가?
  • 어제 뭘 했나?

 

이런 질문들을 보고 미리 연습해 외워두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CSQ 인터뷰라면 모를까, 말 그대로 앞으로 들을 수업의 레벨을 정하기 위한 질문이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과 맞지 않는 반에 배정되면 수업 때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인터뷰 전화 후, 이메일로 간단한 수업 개요와 온라인 수업 링크를 안내해준다.  

 

 출석과 참여도

 

코비드 레드 경보가 해제되면 아마도 교실에서 직접 수업을 하겠지만, 2020년 11월 현재는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숙제는 없지만 출석이 매우 중요하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항상 있어야 하고, 핸드폰으로 수업을 듣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3,4일만 결석해도 수업 명단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병원이나 위급한 상황이 있을 경우 선생님에게 미리 메일을 보내면 결석이 허용된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수업이라 그런지 무척 깐깐하다. 쉬는 시간 5분도 더 주지 않는 쟝마크 선생님이 특이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대체로 사설 어학원보다 더 체계적인 느낌이 들었다.

 

수업 내용이 정말 좋아서 블로그에 소개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정말 피곤해서 끝나자마자 푹 퍼진다. 언제 수업 들은 거 정리할 수 있으려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