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은 한창 파업중이다. 의료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파업한다.
내일부터는 간호사와 교사도 파업에 들어간다.
교사 파업 때문에 다음주에 예약해 놓은 시험이 취소되었다. 덕분에 남는 시간이 좀 생긴 셈이다. 그건 좋지만 교사들이 언제까지 파업하는지 알 수 없어서 시험이 언제 잡힐지 모르겠다. 애매하네!
파업시간이 좀 길다 보니 지친다. 한 곳에 서서 깃발 흔들기만 하니 몸이 쑤셔와서 계속 주변을 걸었다. 그랬더니 아무 운동도 안했는데 벌써 만 걸음을 걸었다.
따뜻한 사무실로 돌아오니 마리가 귤을 건네준다. 귤은 프랑스어로 클레망틴이라고 한다.
"클레망틴좀 먹어! 비타민 씨도 많고 달달하고 수분충전도 되잖아."
"우와, 나 귤 정말 좋아하는데. 고마워! 진짜 맛있다."
"그치?"
"근데 그거 알아? 귤 하루 권장량이 두 개밖에 안된대. 난 예전에 귤 박스채로 사놓고 엄청 먹었는데!"
"왜 두개밖에 안 돼?"
"글쎄? 그건 잘 모르겠어. 아마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잘못된 정보일지도 몰라."
"음, 근데 뭐든지 너무 많이 먹는 건 안 좋아. 과일에 들어있는 산 때문일 수도 있고, 단 걸 많이 먹어서 그럴 수도 있지. 내 동생은 사과를 너무 좋아해서 엄청 많이 먹었는데, 그거 때문에 피부에 막 뭐가 나더래."
"흐음... 그럴 수도 있겠다. 아! 근데 귤 먹으니까 진짜 힘나네. 고마워."
"잠깐 있어 봐, 이것도 줄게!"
마리가 가방을 뒤적뒤적하더니 땅콩과 주스를 꺼낸다.
"너 오늘 나한테 왜 이렇게 먹을 걸 많이 줘? 땅콩이랑, 주스랑, 귤까지..."
"임신했으니까 배가 고파서 간식을 엄청 먹거든. 그래서 먹을 거 싸들고 다녀. 오늘 추운데 밖에 오래 있었잖아! 먹으면 힘도 나고 좋지."
"아무튼 넘 고마워!"
따뜻한 곳에 들어와서 배를 채우니 금방 몸이 노곤노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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