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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식 해프닝

by 밀리멜리 202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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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점심시간에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식을 하기로 했다. 고민고민하다 준비한 선물이 괜찮아야 할 텐데. (나는 부드러운 담요를 샀다)

프랑스가 아침에 오자마자 말문을 열었다.

"아잇, 문제가 있어. 점심시간인데 12시 30분에 회의가 잡혔지 뭐야. 선물교환 빨리 하고 회의 가봐야 해."
"정말?"

프랑스가 임원이 된 뒤로는 무지 바빠지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종합병원에 새로 한 부서를 여는 일이라, 준비할 게 많아 바쁘다.

점심시간이 되고, 다같이 모여 시크릿 산타 선물을 풀기로 했다. 

 



"누구부터 풀까?"
"누가 누구한테 선물했는지 아무도 모르니까, 질문을 해서 맞추는 걸로 하면 어때? 나부터 시작할게. 내가 누구에게 선물했게?"
"음... 이 사람 남자야?"
"아니."
"머리 묶었어?"
"아니."
"안경쓴 사람이야?"
"음... 맞아!"
"아, 알겠다!"

이렇게 질문을 하다가 쟝의 차례가 되었는데, 쟝이 크리스틴에게 선물을 줬다. 이상하다? 크리스틴 선물을 주는 사람은 나인데?

그리고 차례가 다 돌자, 나는 아무도 내 선물을 산 사람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상하다! 크리스틴은 선물 두 개를 받고, 소영이는 아무에게도 못 받았네. 어떻게 된 거야?"
"아무래도 쟝이 실수한 것 같은데? 크리스틴에게 주는 게 아니라 소영한테 줘야 하는 거 아니야?"
"음? 분명히 제비뽑기에서 크리스틴이 나왔는데. 제비뽑기가 잘못된 거 아니야? 아니면 제비뽑기 만든 사람이 이름을 잘못 넣은 건 아니고?"
"이상하다..."

계속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쟝이 실수로 작년의 제비뽑기를 클릭해서 이름을 잘못 뽑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쟝은 내게 미안해서인지 어색해하며 말했다.

"이런, 미안해! 이걸 어떡하나. 다음에 해결해서 다시 줄게."
"아유, 괜찮아요!"
"아냐, 아냐, 너만 못 받는 건 아니지!"
"하하! 그럼 허그 한 번 해요. 그리고 남은 간식도 내가 가져갈게요. 괜찮죠?"
"당연하지, 당연하지."

쟝이 카놀리를 가져왔다. 이게 카놀리구나! 남은 건 내가 다 가져가기로 했다.

카놀리



솔직히 말하면 선물을 못 받은 건 좀 아쉽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서로 교환한 선물 리스트는 이렇다.

 

로션과 핫초콜릿가루
담요
털모자
걸음측정기
위스키와 메이플시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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