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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페인어를 써봤다 - 마이애미 여행 리틀 아바나와 까예 오초

by 밀리멜리 2023.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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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에서는 영어보다 스페인어를 더 많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듀오링고로 스페인어를 좀 더 많이 배우고 가는 건데. 이번에는 사람들이 모두 스페인어만 쓰는 리틀 아바나로 향했다.

 

마이애미 도심

 

마이애미 도심에서 자전거를 타고 15분 정도 가면 '까예 오초(8번가)'로 유명한 리틀 아바나가 나온다. 8th Street가 어느 순간 Calle Ocho (까예 오초)로 변하면서 미국에서 쿠바로 변하는 순간이 온다. 

 

Calle Ocho

 

"오... 깔레 오초? 8번 길? 듀오링고에서 봤던 단어다. 깔레, 길이라는 뜻이지?"

"하하하하!! 8번 길 맞아. 근데 깔레가 아니고 까예라고 발음해야지."

"아 맞다... 까예 오초."

"까예 오초 몰라? 핏불 노래에 나오잖아."

"핏불? 모르겠는데."

"핏불이 마이애미에서 태어났거든. 그 노래에 까예 오초가 나와."

"음, 아무튼 유명한 곳이라는 거구나."

 

수탉 조형물

 

리틀 아바나로 들어서자 쿠바의 유명한 상징, 수탉이 나온다. 

 

수탉이 왜 유명한지는 너무나도 뻔했다. 어디를 다녀 봐도 길거리에 그냥 닭들이 돌아다닌다.

 

리틀 아바나 거리

 

이렇게 분위기가 확 바뀐다.

 

아... 이 쨍쨍한 햇살과 파란 하늘, 파스텔색의 화사한 건물, 남미 느낌 너무 좋아!

 

보사노바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시가샵

 

리틀 아바나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쿠바 시가샵이 정말 많았다. 

 

관광객들이 시가샵 창문을 기웃기웃하며 쳐다보고 있는데, 안을 들여다보면 직원이 무심하게 시가를 말고 있다.

 

"저렇게 뚫어지게 쳐다봐도 돼?"

"그게 다 관광 상품이야. 시가 마는 게 신기해서 구경하다 보면 사고 싶어지니까."

"그러네."

 

시가샵

 

시가샵이 왜 이렇게 예쁘게 생긴 거야...

 

"그나저나 배고프다. 우리 밥 먹으러 가자."

"프리따스 먹으러 가자. 그거 쿠바 햄버거야."

"오, 맛있겠다!"

 

정말 유명하다는 엘 레이 데 라스 프리따스 (El Rey De Las Fritas)라는 쿠바식 햄버거 가게에 갔다. 마이애미 맛집은 모두 한 포스팅에 모두 정리하도록 하겠다.

 

프리따스 식당 내부

 

"올라~ 꼬모 에스따스(안녕~ 오늘 어때요)?"

"올라, 무이 비엔(안녕, 좋아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스페인어로 말거는 직원들... 우리가 딱 봐도 아시아인인데 그냥 스페인어를 쓴다. 영어도 하기야 하겠지만, 대부분 대화는 스페인어로 한다. 나는 찬에게 주문을 모두 맡기기로 했다. 

 

찬이가 조금은 어색하게 스페인어를 하니 점원이 놀라워하며 활짝 웃는다.

 

"프리따 오리지널, 프리따 스프리마가 맛있어요!"

"배가 고파서 저는 더블을 시킬게요."

"그래요! 배가 고프면 그렇게 먹어야죠. 스페인어 잘하네요!"

 

찬이는 패티가 두 개 들어간 프리따 도블을 시키고, 나는 플란틴과 화이트 치즈가 들어간 프리따 스프리마를 시키고, 음료로는 신기해 보이는 마메 밀크셰이크를 주문했다.

 

나도 스페인어 하고 싶다!!!!

 

마메이 밀크셰이크

 

정말정말 맛있었던 마메이 바띠도스 (Mamey batidos)!

 

마메이라는 고구마 같은 과일이 들어간 밀크셰이크다. 먹자마자 달달한 향과 여러 열대과일 맛이 난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 묘사할 수가 없다. 여러가지 트로피컬 과일 맛 중에 희미하게 감맛이 느껴진다.

 

"우와, 이게 무슨 맛이지? 여러가지 맛이 나는데... 그중에 홍시 맛이 난다."

"진짜 맛있다!"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하였는데 홍시가 아니라 마메이구나. ㅋㅋㅋㅋ"

 

내가 시시껄렁한 대장금 농담을 하자 찬이가 간단히 무시하고 밀크셰이크를 들이킨다.

 

마메이 바띠도스가 너무 맛있어서 여기 한번 더 와서 주문했다. 이거 진짜 최고 ㅠㅠ

 

프리따 - 쿠바식 햄버거

 

드디어 나온 프리따! 

 

아주 얇은 감자튀김이 버거 안에 들어가 있고, 고기는 비밀 향신료로 재운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시킨 메뉴 프리타 스프리마는 쫄깃한 화이트치즈와 고구마 맛이 나는 플란틴이 들어 있어서 정말 맛있었다.

 

식당 외관은 좀 허름해서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지만, 음식맛 하나는 끝내주게 좋은 곳이다.

 

라이브 뮤직

 

라이브 바에서 나오는 쿠바 음악.

 

쿠바 음악 들으니 정말 신이 난다!

 

벽화

 

느낌 좋은 벽화

 

리틀 아바나 스타벅스

 

스타벅스에도 수탉이!

 

"마이애미에서 제일 맛있는 모히또 드세요!"

 

사실 다음 날에도 리틀 아바나에 한번 더 와서 라이브 음악 듣고 프리따 하나와 밀크셰이크를 테이크아웃해 갔다. 

 

두번 올 정도로 좋았던 리틀 아바나!

 

도미노 파크

 

도미노 파크가 뭔가 했더니, 정말 현지인들이 모여 도미노 게임을 하고 있었다.

 

와글와글하게 떠드는 사람들 소리와 자르륵 자르륵 하는 도미노 굴리는 소리가 난다.

 

맥도날드의 벽화

 

여기는 맥도날드도 예쁘네?

 

쿠바 재즈에 맞춰 춤추는 할아버지

 

어디서나 들리는 쿠바 재즈!

 

어떤 할아버지가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재즈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길거리에 수탉

 

그리고 한가하게 노니는 수탉

 

흙목욕하는 닭들

 

수탉222

 

처음에는 닭이 어떻게 이렇게 많나 싶었는데...

 

닭이 비둘기 수준으로 많아서 곧 익숙해졌다.

 

병아리와 암탉

 

심지어 길거리에서 알을 까고 병아리를 낳았다.

 

병아리 넘 귀엽잖아...💛

 

교회

 

그리고 참, 마이애미에 교회가 참 많았다. 

 

교회에서 학교도 운영하고. 마이애미를 지나다니며 초등학교를 예닐곱 정도 봤는데, 그 중에 네 곳이 교회에서 운영하는 학교였다.

 

하긴, 나라 모토가 갓 블레스 아메리카니까. 미국에 있다는 느낌이 확 난다.

 

타코 식당

 

식당에도 God is good 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

 

스페인어만 쓰여있네...

 

이 식당에서는 부리또를 먹었는데, 음식은 그냥 그랬다.

 

메뉴도 스페인어 버전만 있었다. (너무 관광지에서 벗어난 모양이다)

 

직원이 영어를 잘 못 하고, 나는 스페인어를 모르니 직원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 스페인어 수준이랑 내 영어 수준이랑 똑같네요!!"

 

유쾌하네!

 

선인장과 야자수

 

밖에서 선인장을 그냥 키우네.

 

어딜 봐도 스페인어뿐

 

활달한 분위기와 열정 넘치는 거리가 마음에 드는 곳이다.

 

듀오링고로 배운 스페인어 한 마디를 쓰고 온 것은 큰 수확이다.

 

"돈데... 돈데 에스따 엘 반뇨? (화장실 어디에요?)"

"라잇 데어." (바로 저기.)

 

스페인어로 묻고 영어로 대답하는 웃긴 상황이 연출되긴 했지만 ㅋㅋㅋ 그 정도로 남미 느낌이 나는 곳이다.

 

아무튼 스페인어 써본 걸로 만족한다.

 

외국어 할 때는 몰라도 당당한 척 하는 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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