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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영상리뷰

상견니 리뷰 - 소문난 대만 드라마, 그렇게 재밌다던데?

by 밀리멜리 2020.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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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슬립 소재 드라마

 

시공을 초월한 판타지 테마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을 하고 있다. 나도 타임슬립물을 좋아한다. 영국시리즈 <닥터 후>를 시작으로, 소설 <시간여행자의 아내>, 영화 <백 투 더 퓨쳐> 시리즈,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 도 유명하고, 넷플릭스 <엄브렐라 아카데미>, <아웃랜더>, <다크>,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릭 앤 모티>도 시간여행을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 드라마도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것이 많다. 유명한 <도깨비>, <시그널>, <나인>, <터널> 등도 시간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다. 특히나 장르 웹소설들은 타임슬립이 아예 공식처럼 사용되고 있어서 시간 여행에 대한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시간여행 판타지는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시간을 초월해 너에게로 돌아올거야"

<상견니>가 특별한 이유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써서 더욱 더 순수하고 깊은 사랑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시공을 초월한 사랑은 더 특별하고 아름답다. 연인 사이에서도 "다음 생에도 나를 택할 거야?"라고 짓궂게 물었을 때 "다음 생에 우리가 만날 때까지 널 기다릴 거고, 너를 알아볼 거고, 너를 사랑할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 <상견니>의 대답이다.

 

 

 청량한 영상미,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

 

영상미가 뛰어나서 영화같은 느낌을 준다. 덕분에 있지도 않은 학창 시절의 첫사랑의 아련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특히 남주인공 허광한은 밝고 청량한 소년을 잘 표현해내서, 그 이미지 때문에 상견니를 보기 시작한 사람들도 많다.

 

<상견니>를 보면 없는 첫사랑도 만들어진다. 미묘한 우정과 사랑 사이, 친구들 사이의 삼각관계가 잘 표현되어 보는 사람까지 설레게 한다.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이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상견니> 또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뛰어난 연기와 감미로운 음악

 

시간 여행이 소재인 작품이 특히 그렇지만 배우 한명이 여러 페르소나를 연기하는 경우가 많다. 1인 다역은 역시 연기가 받쳐줘야 지루하지 않다. 특히 여주인공을 맡은 가가연(커자옌)이라는 배우는 큰 분장을 하지 않고도, 성격이 여러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해낸다. 커자옌은 이 작품으로 대만 금종장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내성적인 학생 천윈루
당당하고 밝은 성격으로 변화
카리스마 있는 커리어우먼 황위쉬안

특히나 상견니에서 주제가 되는 노래, 우바이의 <라스트 댄스>는 드라마와 너무도 잘 어울린다. 처음 들었을 땐 이 무슨 옛날 노래인가 싶지만, 드라마를 보면 볼수록 이 노래는 귓가에서 떠나질 않는다. 뿐만 아니라 모든 ost가 드라마의 플롯과 잘 어우러져, 근사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OST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반전의 반전의 반전

 

상견니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이지만,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가미되어 있다. 한 여자가 죽은 연인을 계속해서 그리워하는 처음 스토리가 조금 지루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처음 부분에는 사실 마지막 반전으로 연결되는 복선이 가득하다.

 

<상견니>는 그냥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매 화마다 사건의 전말이 공개되며, 반전에 더한 반전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 이야기가 촘촘하고 개연성 있게 짜여 있어서 다음 편이 궁금해지고, 그래서 드라마를 계속해서 보게 만든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처음에는 대충 지나친 장면들이 마지막과 연결되어 미스테리가 해소되는 플롯은 감탄이 나올 정도로 흥미롭다. 이런 판타지물은 실컷 떡밥만 뿌리고 결국 무슨 복선인지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상견니는 미스테리를 확실하게 챙겨서 해소해주기 때문에 더욱더 재미가 있다. 

 

미리 줄거리를 찾아보지 않는 걸 권한다. 매 화마다 새롭게 전개되는 사건이 또 하나의 묘미이기 때문이다.

 

 

 대만 드라마에 관하여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중국의 드라마나 영화 등 중국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영토 분쟁이나 정부의 심한 규제와 검열,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문화를 맘놓고 즐기기 힘들다. 게다가 역사 왜곡이나 한복을 점유하려고 하는 중국의 태도 때문에 중국 드라마를 선뜻 보고 싶지가 않다. 물론 대만이라고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순 없으니, 이런 컨텐츠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꼭 필요하다.

 

대만 사람들은 특히나 이런 중국의 검열 정책에 반대하고, 중국과 대만을 동일시하는 것을 싫어하는 듯 하다. 중국 미디어에서 자주 보이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책에 대한 반발 때문인지, 이런 로맨스 드라마에서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런 대만의 상황을 알면 드라마가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내가 누굴 좋아하든 더는 이상한 일이 아니길

한국 문화가 유행인지 한국식 고기집이 등장하며, 드라마 속 시간배경 중 하나인 2003년은 대만에 사스가 유행하던 시대이다. 2003년 대만 사람들이 사스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모습은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공감을 준다.

 

드라마 상의 언어는 중국 북경어, 만다린을 쓴다. 하지만 중국 본토의 중국어보다는 살짝 발음이 뭉개지는 느낌이 들고, 그래서 음조가 날카롭지 않아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내가 중국어를 좀 잘 안다면 더 좋은 설명을 할 수 있겠지만, 대화에서 느껴지는 음색이나 어감이 좀 더 부드럽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중국어를 본격적으로 배운다면 대만의 중국어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여운이 큰 드라마

 

카세트 테이프로 듣고싶은 ost
드라마에 과몰입...!

 

대만의 금종상 시상식에서 극본상, 작품혁신상, 여우주연상(가가연), 작품상 4관왕을 수상하고, 공개되자마자 아시아 드라마 차트 1위를 차지할 만큼 좋은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끝까지 보고 나면 여운이 크게 남아서 일상 생활하면서도 드라마가 생각날 지경이니, 여유가 충분히 있을 때 보면 좋은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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