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폭풍이 오다가 또 비로 바뀐다.
이렇게 따뜻한 겨울은 몬트리올 오고 나서 처음이다.
프랑스와 함께 수영장에 가서 레벨2 수업을 처음으로 받았다.
"자신있는 분들은 3번 레인, 좀 어렵다 싶은 분은 4번 레인으로 가세요!"
다들 수영 좀 해본 사람들이라 그런지 우르르 3번 레인으로 몰려갔다. 프랑스는 3번 레인, 나는 당연히 4번 레인으로 갔다. 4번레인에는 2~3명밖에 없어서 오히려 수월했다.
"자, 여기 25미터 레인이에요. 왔다갔다하면 50미터니까 한번 해보세요."
흠? 해볼까? 하고 아무 생각없이 출발했다. 반쯤 왔을 때부터 수영장 바닥이 깊어졌고, 깊어진 바닥을 본 순간 숨이 차고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으악!
레인줄을 붙들고 겨우겨우 수영장 끝에 다다랐다. 아! 레벨 1에서는 매번 8~9미터를 수영하다가 처음으로 25미터를 수영해본 거였다. 숨이... 숨이 너무 차네!
나 말고도 어떤 여자도 너무 힘들다고 한참을 쉬었다. 나만 어려운 게 아니었구나. 어떻게 돌아가지 하는 생각에 까마득해진다.
힘들어하는 것을 본 코치가 킥판을 잡고 하라며 보드를 건네주었다. 킥판을 잡으니 다행히 덜 힘들다.
"다리가 물에 잠겨 있네요. 그러면 느려져요. 다리를 수면으로 올리고 빠르게 파바바박!! 알죠?"
"숨을 쉴 때는 고개를 쳐들지 말고 자연스럽게 옆을 보면 되요. 물에 잠기는 쪽 눈을 감는다 생각하고 숨쉴 때 고개돌리기만 하세요."
코치가 고맙게도 조언을 잘 해주었다. 이렇게 뭐라도 한 마디씩 들으면 잘 챙겨주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든다.
수업이 다 끝나고, 프랑스가 물었다.
"어땠어? 괜찮아?"
"아, 진짜 힘들었어. 25미터 하니까 숨이 너무 차다."
"그랬구나, 연습하면 괜찮아져. 너무 힘든 거 아니지? 힘들다고 하기 싫어지는 거 아냐?"
"음... 새로운 도전이긴 한데, 그래도 천천히 중간중간 쉬면서 하면 괜찮아."
"그래, 잘됐다. 중간에 포기하지 마!"
"오케이!"
새로운 레벨 수업,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그만큼 성장했다는 뜻이니까, 한번 좀 더 열심히 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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