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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오랜만에 이력서를 업데이트했다

by 밀리멜리 2024.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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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디아와 공원 산책을 하다가 새로운 직무 공고 기간이 되었다는 걸 알았다. 1년에 공고기간은 4~5번 정도 있는데, 나는 그냥 여기 일이 익숙하기도 하고 (이 일이 익숙해질 줄이야...), 컬리지 갈 생각에 다른 곳에 지원할 생각을 별로 못 했다. 그렇지만 나디아는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아, 일이 정말 안 끝난다. 날은 이렇게 좋은데! 밖에서 피크닉하기 딱 좋겠다."

 

나디아가 일하는 산부인과 병동은 워낙 어렵고 바쁘다. 사람이 부족하니 뭐 어쩔 수 없지. 게다가 나디아는 아직 정규직이 아니어서 휴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빨리 옮길수록 나디아에게 유리하다. 

 

나는 예전부터 행정 스페셜리스트 자리가 탐이 났는데, 면접도 봐야하고 직무 요건도 만족하는 시험도 봐야 해서 그냥 별 생각이 없었는데, 똑똑한 나디아가 지원해보면 괜찮을 것 같다. 나디아도 알제리에서는 화학 엔지니어였기 때문이다.

 

 

"나디아, 행정 스페셜리스트 한번 지원해 보는 거 어때? 급여도 괜찮고."

"음, 나는 테크니션 생각하고 있어. 스페셜리스트는 인터뷰도 봐야 하고 시험도 쳐야 하잖아."

"하긴 그렇지. 그럼 이번에 공고 난 테크니션 자리 지원할 거야?"

"응, 해야지."

 

나디아가 자리를 잡으면 곧 안녕이다. 이번에 지원해서 자리를 얻으면 6월에 새 직무를 시작한다고 한다. 우리 사무실 복도에 내 친구들이 모두 떠나가는군.

 

 

오후에 짬이 좀 생겨서, 갑자기 나디아가 아니라면 내가 지원해 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시험이야... 그냥 오면 보면 되고? 면접도 뭐 경험한다 치고 보면 되니까. 지금 직무는 병원하고 너무 가까워서 힘들긴 하다.

 

공고를 찾아보니, 이미 자리마다 10명 넘게 지원자가 있다. 이곳은 공고가 나면 연차순대로 선발되는데, 지원자 대부분이 4~5년차들이고 심지어 10년차들도 꽤 있다.

 

그렇다면 2년차인 내가 합격할 확률은 거의 10퍼센트 아래다. 1년차인 나디아도 이것 때문에 행정 스페셜리스트 자리는 거들떠도 안 본 모양이다. 그래도 모처럼이니 이력서를 업데이트해서 한번 지원 버튼이나 눌러보았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이제 보니 이력서를 2년만에 쓰는구나?

 

그렇다고 컬리지를 포기한 것도 아니지만. 아무튼 나는 욕심이 참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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