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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출산휴가 간 동료, 아기와 점심식사

by 밀리멜리 2024.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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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와 크리스틴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마리는 출산-육아휴직 중이고, 크리스틴은 북쪽 사무실로 이사를 가서 정말 오랜만에 본다. 

 

 

장소는 푸틴빌. 

 

푸틴은 감자튀김과 치즈를 소스에 적셔먹는 퀘벡 음식이다.

 

나는 푸틴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샌드위치를 시켰다. 푸틴도 맛있는 곳에서 파는 건 엄청 좋아하지만, 푸틴빌은 뭐 무난하다고 하겠다.

 

 

보통 감자튀김, 치즈는 기본으로 들어가고 그 위에 야채나 고기류를 얹어 먹는다.

 

메뉴 중에 Le lendemain d'brosse라는 걸 보고 크리스틴이 고민한다.

 

"렁드맹 드 브로스... 이거 양이 많으려나?"

"당연히 그렇겠지, 이름을 봐!"

"왜? 이게 무슨 뜻인데?"

 

lendemain은 다음날, brosse는 브러쉬라는 뜻이어서... 브러시 다음날?? 하고 혼란스러워서 내가 물었다.

 

"아, 브로스는 술을 엄청 마셔서 헤롱헤롱한 상태를 말해. 그러니까 술 마신 다음 날 해장하려고 먹는다는 뜻이지."

"오..!"

 

역시 마리를 오랜만에 만나니 좋다. 아무거나 물어봐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음식은 금방 나왔다.

 

맛있었냐고 하면... 맛없진 않은데 그렇다고 딱히 맛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다.

 

동료들과 푸틴빌에 이전에 몇 번 와본 적 있는데, 그냥 마땅히 식당 찾기 힘들 때 오는 곳이다.

 

모든 메뉴가 다 그럭저럭 먹을 만 하다.

 

샌드위치 한접시가 팁, 세금 포함 15달러... 한국돈으로 만오천원 실화? 

 

하지만 요즘은 외식 15달러면 싼 편이다.

 

 

이전에 마리네 집에 갔을 때 마리가 찍은 사진을 인화해 주었다.

 

내가 이걸 휴대폰 카메라로 찍고 있으니 마리가 한 마디 한다.

 

"그거 너한테 선물로 주는 거야. 네 꺼니까 사진을 또 사진찍을 필요는 없잖아?"

"오- 나한테 주는 선물! 고마워."

 

 

4개월된 아기 로잘리도 함께 했다.

 

저번에 봤을 때보다 컸다. 벌써 이가 나려고 간질간질해서 장난감을 물고 빤다.

 

마리와 로잘리는 매일매일 밖에 산책나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많아서 시끌벅적한데도 로잘리는 식사하는 내내 조용하고 울지도 않았다.

 

 

신기하게도 로잘리는 여기 오기 전까지 차에서 잘 잤다가 식당에서 잠깐 깨서 놀았다.

 

나도 로잘리를 한번 안아봤는데 흔들흔들 해주니까 웃는다.

 

 

"로잘리 머리카락이 좀 붉은색이야?"

"살짝 그런 편이지?"

"아빠가 붉은 머리카락인가?"

"아니, 매튜는 완전 갈색이야. 내가 붉은색 머리가 좀 섞여 있어."

"그렇구나, 로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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