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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공무원 이야기

너무도 느린 캐나다의 행정 처리 - 재촉하는 수밖에!

by 밀리멜리 2024.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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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날이 좋아져서 오늘부터 출근할 때 걸어가기로 했다.

 

그치만 아직 춥다.

 

영상 1도 이게 말이야?

 

걸어서 출근하는 길.

 

하늘이 쨍하게 파래서 찍어보았다.

 

 

횡단보도 건널 땐 주위를 잘 살핍시다.

 

핸드폰 보지 마시고.

 

그치만 안전하다고 느낄 만도 하다. 무조건 보행자 우선이 지켜지기 때문이다.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는 낌새만 취해도 운전자는 무조건 멈춰야 한다.

 

좌회전/우회전하는 차가 보행자와 신호가 겹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도 무조건 차가 기다려야 한다.

 

처음 왔을 땐 차들이 나를 너무 잘 기다려줘서 나름 황송(?)했는데... 이제 익숙해지니 '흥, 차는 기다리셈.'하는 마음이다.

 

가끔 엄청 드물게 멋대로 다니는 차들도 있는데, 그럴 땐 사람들이 '보행자 우선!!!'이라고 소리치면서 막 뭐라고 한다.

 

이런 제스처

 

제멋대로인 차가 지나가면, 두 팔을 올리면서 황당하다는 제스처를 취한다.

 

이때 눈을 크게 뜨는 게 포인트고,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며 함께 공감해줄 것을 요구한다.

 

그렇게 눈이 마주치면 나도 똑같이 눈을 크게 해서 표정을 따라하고 두 팔을 올리는 제스처를 취해준다.

 

 

병원 안의 명상/기도실.

 

이 양탄자 좋다.

 

보통 그냥 손에 집히는 걸 가져오는데, 이 양탄자 정말 예쁨. 터키산이란다.

 

 

산부인과 병동에 드디어 백미러(?)가 설치되었다.

 

나디아가 이걸 처리하느라 고생했다. 원래 2달 전에 신청한 건데, 계속 재촉해도 대답이 없었다.

 

오전에 나디아와 같이 테크니션 부서에 찾아 가서 설치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나디아는 이런 부탁을 잘 한다. 2달 전에 신청했고 3번이나 재촉했는데도 아직 연락이 없다고. (캐나다에서는 일상적인 일이다)

 

"아아, 그 신청서는 봤는데 말이죠... 우리가 그 백미러를 주문했는데 안 와요! 주문한 거 기다리는 거예요."

 "그래요? 주문한 게 안 온 거라니 그렇군요."

"참, 응급실에 어제 설치했는데, 응급실은 워낙 위급하니까요. 거기도 급한가요?"

"그럼요! 산부인과 병동에 아기는 시도때도없이 태어난다고요. 밤에 환자가 올 수도 있는데, 밤에 일하는 팀이 누가 오는지 몰라서 불안하다고 하니까요."

"그렇군요."

"아무튼 고마워요. 하도 대답이 없어서... 아무튼 대답을 받았으니까 됐네요."

 

그러더니 설치기사 두 명이 5층에 가면 백미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백미러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일단 가 보죠. 알아서 할 게요."

"고마워요!"

 

하고 헤어졌는데 1시간도 안 되어서 바로 설치가 되었다.

 

음....

 

2달 기다린 거 대화 한 번이면 바로 설치되는구나.

 

이런 게 캐나다 문화?

 

 

아무튼 캐나다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일처리가 느린 건 익숙해졌지만..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급하면 요구하고 재촉해야 한다.

 

나는 이 재촉하는 업무를 원래 꺼려했었는데, 내 성격 탓일 수도 있다. 남한테 뭐 하라고 시키기가 미안해서 그런가?

 

그렇지만 재촉을 안하면 무기한으로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니까 한번 해 보고, 지금은 익숙해져서 주기적으로 재촉을 한다. 

 

나디아도 이런 업무가 제일 귀찮다던데, 아무튼 하도 많이 하다 보니 괜찮다.

 

재촉 안 해도 알아서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또 다시 생각하면,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남에게 일 시키는 게 자기 일이 되는 건데. 

 

남한테 일 시키는 것도 스킬이다. 

 

 

그래도 날이 따뜻해져서 퇴근 후 공원에서 조깅을 했다.

 

그룹으로 운동하는 사람들 보기 좋다.

 

공원에 운동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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