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왔는데 아무도 없다. 보스 이사벨은 하루종일 외부 회의에 가 있다.
오늘 좀 널널하겠지?? 하며 한가한 금요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일이 밀려온다.
아무래도 내가 일을 만들어 내는 건 아닐까??
아무튼 너무 서둘러서 허겁지겁 일을 막 하다가 이사벨한테 "나한테 먼저 물어보고 처리해라"라는 말을 들었다. 웁쓰. 내가 너무 급했구나. 미안하다고 했더니 그냥 괜찮다고, 다음에 주의하면 된다고 말을 들었다.
그래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일을 하는데, 이사벨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간호사의 주간 기념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데, 그게 이번주니 벌써 많이 늦었어. 오전 중으로 하나 써서 나한테 보내줄래? 검토하고 오후에 보내야 해."
"신생아 수혈 처방전 좀 찾아줄래?"
"찾았으면 그걸로 안내문 하나 만들어 줘."
"그리고 혈액 데우는 거랑 용액에 관한 정보 좀 찾아 줘."
"우리 부서 신용카드도 만들어야 하니까 신청서 좀 찾아줘."
"6월 회의장 연락해서 예약하고, 점심식사 예약 되는지 알아봐."
"그리고 정보 A랑 정보 B 좀 찾아줄래? 시간 되면. 셰프가 보냈다는데 찾기가 어렵네."
띠롱, 띠롱, 띠롱! 메시지가 끊이지 않고 울린다.
아앜... 뭘 찾아달라는 게 이렇게 많지??? 외부회의에서 회의는 안 하고 일만 하나 보다.
일단 제일 급한 간호사의 주 기념 메시지부터 만들었다.
짜잔! 예쁘네.
5월 12일 일요일이 간호사의 날이고, 이 날이 포함된 일주일 전체를 '간호사의 주간'이라고 해서 기념하고 있다.
오늘이 금요일이니 한참 늦은 셈이다. 아무튼 아슬아슬하게 이번 주니 괜찮아.
그리고 다른 거 해야지.
과연 내가 성질이 급한것인가, 내 보스가 급한 것인가...
으음. 일을 처리하며 갑자기 좀 짜증이 나려고 했지만 그래도 곧 정신을 차렸다.
이 모든 어려움은 내가 만들어 내는 걸 수도 있어. 천천히 처리하면 되는데 다 빨리 끝내고 싶으니까 짜증이 나는 거지.
다음주에 해도 되는데. 금요일은 원래 그런 거잖아, 대충 끝내고 다음주에 하는 거.
하지만 다 끝내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아무튼, 원래 하고 싶었던 말은:
5월 12일 간호사의 날 축하합니다!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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