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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몬트리올 일상다반사

티셔츠로 제로웨이스트 타와시 수세미 만들기

by 밀리멜리 2024.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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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 안의 액티비티 공간으로 들어왔다.
 
여기서 화장실도 가고, 좀 쉬었다 간다.
 

 
헤어스타일이 멋진 아저씨
 

 
똑같이 생긴 아빠와 아들 ㅋㅋㅋ
 
누가 봐도 부자사이라고 할 것 같다
 

 
찬이가 "우리도 저거 해볼래?" 하고 신나서 물었다.
 
무슨 액티비티를 하는 것 같은데, 만들기에 별 관심이 없는 나는 그냥 심드렁하게 있다가 
 
그래도 뭔가 해보자 해서 자리를 잡았다.
 
운좋게도 자리가 남아 있었는데, 우리가 앉고 나니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서성대다가 돌아갔다.
 

 
이게 무엇인고...?
 
나무 판자에 못이 주르르 꽂혀 있다.
 

 
앉아서 멍하니 있으니 보라색 옷을 입은 진행자가 와서 설명을 해주었다.
 
"이건 타와시 수세미를 만드는 거예요. 타와시 들어보셨어요? 일본어인데."
"아뇨, 처음 들어보네요."
"못쓰는 티셔츠를 버리지 않고 재활용해서 수세미를 만드는 거에요."
"아~"
"일단 티셔츠를 하나 드릴테니 3cm정도로 길게 잘라보세요. 마담도 이리 오세요, 세분이서 하면 딱 좋겠네요."
 
진행자가 뒤에 앉아있었던 할머니를 불러와서, 셋이서 같이 수세미를 만들었다.
 

 
"흠, 이렇게 자르면 되나? 가위가 별로 좋지 않구만. 내가 좀 자르고 줄 테니까 잘 잘라 봐요."
 

 
열심히 티셔츠를 자르는 할머니
 

 
마담이 조금 자르다 나에게 넘겨줘서 한번 잘라봤는데, 나는 가위질을 넘 못해서 하나도 잘리지가 않았다.
 
찬이가 안좋은 가위로도 쓱쓱 자르면서 한 마디 했다.
 
"너 집안일 안 해본 티 난다."
 
음... 반박할 수 없구나.
 

 
진행자가 와서 도와었다.
 
"가장자리 못에다가 걸고 지그재그로 엮으세요."
 

 
쭉 걸다가 천이 모자라서 다른 티셔츠를 잘라왔다.
 
그런데 이것도 모자랄 듯...
 

 
결국 남는 티셔츠 조각을 세 개나 이어서 했다.
 
"어머! 티셔츠 조각이 모자랐는데도 창의적으로 잘 하셨네요."
 
하고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
 

 
이걸 엮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적어도 40분은 했던 것 같다.
 
신기하게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활동이었다.
 
반복적으로 천을 꿰고 묶고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가장자리를 엮고 완성.
 
수세미 만들기에 열중해 있는데, 액티비티 진행자들이 설문지와 함께 씨앗봉투, 부추 묘목을 선물로 주고 갔다.
 
부추는 프랑스어로 씨불렛! (ciboulette)
 
욕 같아서 잊을 수 없는 단어다.
 
진행자들이 프랑스어로 이야기하다가 영어 쓰는 참가자가 와서 묻는다.
 
"아, 저기, 씨불렛이 영어로 뭐였죠? 영어로?"
"음... 차이브(Chive)요!"
 
예전에 부추전 할 때 알아놓은 단어다.
 
퀘벡 사람들에게 영어 알려주니 기분이 으쓱하구만.
 

 
제멋대로 삐뚤빼뚤이지만 어쩐지 다 만드니 자랑스럽다.
 
찬이는 찬이 성격답게 각이 확 잡힌 수세미를 만들었다.
 
그렇지만 여러 색깔이 들어갔다고 내 껄 부러워한다.
 
오늘 수세미도 얻고, 부추도 얻고, 씨앗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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