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금요일이다. 다시 말해 매우 바쁘다는 뜻이다.
오늘은 보건소에서 일하는 오렐리도 우리 병원 사무실로 놀러 왔다.
"오렐리, 안녕! 혹시 기다리진 않았어?"
"안녕! 나 늦게 왔어. 여기 주차 자리 찾는 데 엄청 힘든데?"
"음, 그건 맞아. 주차공간이 부족하긴 해."
"자전거 타고 왔으면 더 빨리 왔을걸! 그래도 여기 사무실 좋다."
내가 있는 복도 쪽 사무실은 몇년 전만 해도 회장님실이 있던 곳이라 널찍하고 편하다.
많은 사람들이 탐을 내는 사무실이다.
보건소에서 가끔 일하는 오렐리도, 오렐리의 보스도, 일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소아과 의사도, 북쪽 사무실로 이사를 간 내 동료들도 다들 우리 사무실에 오고 싶어한다.
점심에는 나디아와 오렐리가 모여 함께 식사했다. 워낙 바빠서 나디아도 오전 내내 마주치지 못했다가 점심 때에야 겨우 인사를 했다.
"안녕, 나디아! 우리 같이 점심 먹자. 오늘 어때? 많이 바빠?"
"응, 평소처럼 그렇지 뭐. 너도?"
"알잖아. 금요일은 간호사들 스케줄 짜느라 항상 정신 없는 거. 어머니는 괜찮으셔?"
"다행히 잘 되고 있어."
"그래, 나도 기도할게."
"고마워!"
오렐리는 가끔씩 여길 오는 게 좋다고 한다.
"난 보건소에서 일하는데, 거기는 딱히 말할 사람이 없어. 혼자 일하니까 거의 재택근무를 하는 편이야. 그래도 오늘 오니까좋다."
"역시 말할 사람이 있어야지."
"그래도 재택 근무를 하면 좋지 않아?"
"재택근무 하면 집안일 끝낼 수 있어서 넘 좋지."
우리는 비슷비슷한 일을 하는 직책이라, 한창 수다를 떨었다. 그러다 보니 점심시간이 10분밖에 안 남았다.
"점심시간 얼마 안 남았는데, 걸으러 갈까?"
"후, 가야지, 가야지. 안 가면 못 견디겠어."
"맞아, 나도 그래! 점심시간에 잠깐이라도 나가야지, 안그러면 답답해. 10분이라도 걷자. 오렐리도 같이 갈래?"
"음- 됐어, 나는 밖에 나가면 담배 피고 싶어져서."
"그래, 우리 다녀올게!"
그래서 나디아와 함께 산책을 했다.
걷다 보니 복귀시간을 10분 지나긴 했지만, 점심시간을 늦게 시작했으니까 뭐, 늦게 가도 괜찮아.
산책이 습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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