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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크레마 사운드를 보내며

by 밀리멜리 2020.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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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써오던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타블렛 크레마 사운드를 잃어버렸다. 이게 별 일 아닌 것 같지만 나는 크게 상심해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안녕, 내 크레마 사운드

아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공원에 가서 바람을 쐬며 책을 읽기도 하고, 코로나 전에는 카페에 들고 가서 잘 읽었는데. 침대에 누워서 읽기도 하고 가볍기도 하고 참 잘 썼다.

 

크레마 사운드는 느리기는 했어도 책 읽기에는 정말 좋았는데. 눈도 많이 아프지 않고 오류도 많이 나지 않았다. 가끔 먹통이 되긴 했지만, 크레마 전용 충전기를 써서 잠깐만 충전하면 다시 되돌아오는 착한 기기였다. 정말 아쉽다.

 

새로 전자책 타블렛을 사려고 보니 새로운 버전인 크레마 사운드업이 더 싼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후기를 보니 고장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여진다. 그것도 해외배송을 시켜야 할 텐데 만약에 고장난다면 참 골치가 아프다. 이곳에서는 아마존 킨들을 쉽게 살 수 있지만, 킨들로 한국어 책 보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에 나오니 한국어 책이 더 절실해진다. 이 기회에 영어책을 읽는 습관을 들일까 싶기도 하지만 한국어 책을 읽는 맛을 비교할 수가 없다. 한국어 책 대신에 영어 책을 읽다니, 정말 그건 모르는 소리다. 한국어 책은 즐거워서 읽지만 영어로 된 책을 읽는 건 공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킨들의 상품정보를 보다가도 포기하게 되고, 이참에 책 따위 읽지 말지 하는 심통이 들다가 다시 크레마 상품정보를 읽고 생각의 고리에 또 빠져 망설여진다. 아... 정말 아무 생각이 안난다. 크레마 사운드야, 너는 왜 갔어야만 했니... 차라리 핸드폰을 잃어버렸다면 이렇게 슬프지 않을 텐데 참 이상하다.

 

몇 년 동안이나 고장 나지 않은 채로 잘 사용했고, 그 기기로 읽은 책들이나 감상도 많아서 정말 마음이 텅 빈 것 같다. 새로 살 수도 있는 기기인데 왜 이렇게 마음이 허한 걸까. 안녕,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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