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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영상리뷰

드라마 런온 리뷰 - 밀리터리 덕후 통번역사와 꺼벙한 육상선수의 만남

by 밀리멜리 2021.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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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없이 넷플릭스에 올라온 <런온>을 보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그런 로맨스라고 생각했는데, 캐릭터들의 성격과 직업이 독특해서 흥미롭다. 게다가 뭔가 잘 맞지 않는 듯한 두 주인공의 성격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 개성 뚜렷한 두 주인공이 어떻게든 대화를 재치있게 해나가는 장면이 재미있고, 곳곳에 숨어있는 유머러스한 상황들 덕분에 이 드라마, <런온>에 빠져들게 만든다.

 

드라마 런온

 

 

 

 

 

 

 

 통번역사와 육상선수의 만남

 

통번역사와 육상 선수, 둘 다 기존 드라마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직업이다. 나는 항상 통번역사라는 직업이 프로페셔널하고 멋있다고 생각해 왔다. 언젠가는 드라마에서 통번역사의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래서인지 더욱 이 드라마가 기대된다. 

 

오미주(신세경 분)는 주로 외국 영화의 자막 번역을 하면서, 프리랜서로 간간히 다른 통역 일을 구한다. 그렇게 따낸 일이 없을 땐 자신을 "반백수"라고 칭한다. 일을 따내기 위해서는 치사하고 더럽지만 자신을 무시하는 교수의 비위를 맞춰주고, 꼴보기 싫은 전남친과도 함께 일해야 한다.

 

육상 선수인 기선겸

기선겸(임시완 분)은 국가 대표 육상 선수이지만, 기록에서 탑을 차지하지는 못한다. 선겸은 출중한 외모 덕분에 스포츠 브랜드의 모델로도 일하고 있으며, 인기가 꽤나 많은 선수이다. 하지만 스포츠계가 어디나 그렇겠지만 기록 경쟁이 심해 선수 생활이 쉽지만은 않다. 선후배간의 유별난 위계질서나, 몰래 행해지는 구타 등등 스포츠계의 어두운 단면도 엿볼 수 있다. 선겸은 그런 부조리를 보고 자신도 일조했다며 막내를 위로한다.

 

 

 극과 극, 성격이 정 반대인 커플

 

신세경이 연기한 오미주는 열심히 살면서도 패기가 넘치는 사람이다.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열정적으로 뛰어다니고, 일이라면 싫어하는 사람과도 견뎌내면서 함께 한다. 다만 그 같이 일하는 사람이 선을 넘는다면 뒷일 생각 안하고 시원하게 쏘아붙일 줄도 아는 당당한 사람이다. 너무 결과를 생각 안해서 뒤늦게서야 비굴한 사과를 해야 했지만...

 

낯짝 반반한 거랑 번역이랑 무슨 상관이냐구요!

이렇게 보통내기가 아닌 미주의 취미는 무려 권총 모형 수집과 FPS 온라인 슈팅 게임이다. 출장 가서 잠이 안온다며 피시방에 가서 온라인 슈팅 게임을 하고, 그 게임상에서 모형 권총을 수집 구매할 정도로 엄청난 밀리터리 덕후이다. 독특한 취미를 갖고 있어서 더욱 재미가 있다. 그치만 아무리 장난감 총이라지만, 등장 인물들이 장난감 총을 휘두르는 장면은 조금 어색하다. 가짜라도 함부로 총 겨누고 그러면 안 될 것 같은데...

 

살짝 꺼벙한, 4차원 성격의 기선겸

임시완이 연기한 기선겸은 뭐랄까... 조금 4차원인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보살 같기도 하다. 선겸은 연예인 활동만 하지 않았다 뿐이지, 준 연예인 같은 인기 많은 스포츠 선수이다. 동료인 육상 랭킹 1위 선수보다 더 인기가 많고, 돈도 많으며, 코치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선겸이 동료 선수들의 질투를 받는 것은 아마 피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선수촌의 육상 선수들은 선겸을 재수없다고 까대지만, 선겸은 다 알면서도 그러려니 하는 성격 좋은 인간이다.

 

하지만 은근 엉뚱한 면이 있어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유행어나 최신 영화 등을 잘 알지 못해 검색하는 장면이라든지, 충격적인 일이 있어도 잘 놀라지 않고 멀뚱멀뚱 쳐다만 보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저렇게 한결같은 사람이 있을까 싶다. 조금 꺼벙한 것도 매력적이긴 하지만, 조금 오버한 감이 있는 것 같긴 하다.

 

둘이 정식으로 만나 소개하는 장면이 실소를 자아낸다.

 

"악수라도 할까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야 할 것 같으니까.

"...탕!"

악수하자구요...

비즈니스로 만나서 악수하자고 손 내미는데, 총구 겨누는 시늉을 하며 '탕'소리를 낸다면...

 

이 어이없는 광경에 미주는 "진짜 미친놈이세요?"라고 내뱉고, "미친 놈 아니고, 기선겸이라고 합니다." 라고 대답한다. 색다른 만남이긴 한데... 음...^^

 

 

 마치며

 

코믹한 요소가 많고, 유쾌하게 볼 수 있을 만한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인 것 같다. 16부작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수목 드라마로 시청률은 점점 오르고, 입소문을 꽤 탄 드라마이다. 극본은 박시현 작가가 썼다는 소식이 눈에 띈다. 박시현 작가라니,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하고 봤더니 이 드라마 <런온>이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입봉작이 이렇게 재미있다니, 드라마 작가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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