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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몬트리올 경찰과 함께하는 프랑스어 수업

by 밀리멜리 2021.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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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프랑스어 회화시간에 몬트리올 경찰이 와서 수업을 했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코로나 판데믹이 아니었다면 직접 경찰서를 견학하고 둘러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줌(Zoom)으로 수업을 진행해서 아쉽다. 수업은 대체로 이민자들이 이곳에서 살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로 구성되는데, 기초적인 수칙일 수도 있지만 경찰의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농담을 섞어서 또 재밌었다.

 

말 타고 다니는 캐나다 경찰

이곳에선 경찰들이 말도 타고 다니고,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특히 자전거 탄 경찰들은 어쩐지 귀엽게 느껴지지만... 무시하면 큰일난다. 예전에 우연히 경찰이 어떤 노숙자를 체포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영화보다 더 과격하면 과격했지 친절하지는 않았다. 경찰과 노숙자가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노숙자가 뭐라고 크게 소리를 질렀는데, 경찰이 즉시 그를 제압해서 바닥에 눕히고 수갑을 채웠다. 너무 순식간이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아무튼 수업에서는 경찰 신고 번호는 911이라든지, 자전거를 탈 때는 헬멧을 쓰라든지 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그 중에 제일 웃겼던(?) 내용은 운전 중 경찰이 세우라는 신호를 보냈을 때의 수칙을 설명할 때였다.

 

일단 경찰이 차를 세우라는 신호를 보내면, 갓길에 차를 대고 내리려는 시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운전면허증과 자동차 등록증, 보험증을 모두 차 안에 갖고 있어야 하며, 티켓 떼는 것을 피하기 위해 현금을 주는 건 금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한 것이기도 한데, 언젠가 모로코에서 온 메디라는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캐나다 경찰들은 너무 깐깐해."

"그게 무슨 말이야?"

"모로코에서는 경찰한테 걸려도 '알레~, 알레~' 하면서 100 디르함 정도만 쥐어주면 그냥 보내주거든. 여기는 절대 그렇지 않아."

 

알레~ 안될까요? (이렇게 물어보면 다 들어줄 것 같긴 하다..ㅠㅠ)

'알레(Allez)'는 프랑스어로 '가요, 갑시다' 정도의 뜻이다. 메디는 근데 지각해서 선생님이 뭐라 그래도 웃으면서 '알레~' 하며 애교 아닌 애교를 떤다. 알레가 무슨 마법의 단어인가 보다. '봐주세요', 혹은 '제발요' 정도의 뜻으로 통하는 것 같다. 특히나 모로코 사람들이 느긋하고 걱정이 없어 보이는데, 이 알레가 통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100 디르함이 얼만데?"

"어디 보자. 한국 돈으로 12,000원 정도야."

"겨우 그 정도로 보내준다고??"

"맞아~ 근데 여기는 어림도 없더라. 티켓 벌금을 다 내버렸어."

 

이민자들이 많은 이곳에서는 경찰들이 이런 상황을 꽤나 많이 겪는 모양이다. 수업을 진행하던 경찰은 그런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그런 짓을 했다간 당장 수갑을 채워버린다고 말했다.

 

여러분, 경찰이 세웠을 땐 신분증과 서류만 보여주세요.
이게 뭡니까? 10달러가!
돈이랑 신분증을 같이 줬다간 당장 이겁니다.

 

또 하나 놀라웠던 사실은, 캐나다 경찰 중에는 여성이 더 많다는 점이다. 남자 경찰보다 여자 경찰이 더 많다니... 우와! 이전에 여성 경비원을 보고 놀랐는데 경찰은 여자가 더 많다니 신기했다. 하긴, 도로나 건물 공사가 많은 몬트리올에서는 공사장에 여성 인부나 여성 감독관이 있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여경이 더 많은 것이 이곳에서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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