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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영상리뷰

[넷플릭스 추천] <엄브렐러 아카데미> 캐릭터 리뷰 - 1. 넘버 파이브

by 밀리멜리 2020.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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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3일 만에 시즌2까지 정주행했던 <엄브렐러 아카데미>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어느 미스테리어스한 대부호가 한날한시에 태어난 아이들 7명을 입양해 키우고, 그들 각자의 초능력을 찾아내 세계 멸망으로부터 지구를 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줄거리만 보자면 그냥 그런 액션 슈퍼히어로 장르처럼 보이는데요. 이 시리즈의 매력은 바로 개성 있는 주인공 캐릭터들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넘버 파이브, 클라우스, 벤입니다. 이 셋 위주로 설명을 드릴게요.

 

 

1. 넘버 파이브 (Number Five) - Aiden Gallagher

 

이름이 정말 넘버 파이브입니다. 58세의 노인이자 시간여행을 하는 암살자로서, 시간여행을 하다 계산을 잘못해 13세의 몸에 갇히게 됩니다. 시간여행하는 캐릭터는 또 엄청 똑똑해야 하지 않겠어요? 우리 넘버 파이브도 엄청 똑똑하고 싸가지가 매우 없습니다. 

 

넘버 파이브의 싸가지와 똑똑함을 볼 수 있는 씬을 보여드릴게요.

 

17년간 실종되었다가 어린 13살의 모습으로 나타난 파이브에게 "어떻게 돌아온 거야?"라고 묻자,

 

 

내 의식을 정지된 양자 상태의 나에게 투영해야 했어. 가능한 모든 시간에 존재하는 나한테 말야.
(무슨말인지 몰라서 빡친 디에고와 클라우스)
(뭐라는 거야 쟤... 양자가 뭐래) 
뭔 개소리야 그게
넌 돌대가리니까.

 

실제 인터뷰에서 배우 에이단 갤러거에게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냐고 물었더니, 나는 어려웠지만 파이브는 자기가 무슨 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는군요. (https://www.vulture.com/2019/02/the-umbrella-academy-aidan-gallagher-number-five.html)

 

40여년동안 멸망 후 지구에서 혼자 있었기 때문인지, 58세의 노인으로서 30살 철부지와 도저히 어울릴 수 없기 때문인지, 파이브의 성격은 매우 냉소적이고 오만합니다. 천재적인 지능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능력에 더불어 킬러로서의 살상 능력도 어마어마합니다.  

 

양심의 가책 없이 무자비하게, 손쉽게 살인을 합니다. 물론 살인을 즐겨서가 아니라, 다시 현재로 돌아오기 위해 커미션의 의뢰를 받은 것일 뿐이지만요. 그렇지만 자기 목적을 위해서라면 누구든 죽일 준비가 되어 있는 인물입니다. 커피와 술도 무척 좋아하는데, 어린아이의 겉모습과 어울리지 않아서 눈길을 끄네요.

 

누구를 죽여야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실 수 있지?

파이브가 원래 냉소적이긴 하지만, 커피가 맛없기 때문에 누굴 죽여야 한다는 사고회로가 사이코패스적인 면모를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파이브를 위해 한마디 변호를 해 주자면, 어떤 목적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건 원래 커미션이 하는 일이긴 합니다. 커미션은 특정 시간, 특정 공간에 어떠한 사건을 만들기 위해 누구를 죽여야 하는지 연구하죠.

 

파이브를 이런 무자비한 킬링머신으로 만든 건 핸들러입니다. 핸들러는 파이브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며, 파이브를 죽이려 최정예 요원들을 보냅니다. 물론 파이브에게 상대가 안되지만, 핸들러는 너 같은 거 죽이고 싶었으면 예전에 죽일 수 있었다며, 아직까지 안 죽은 건 내가 죽일 맘이 없어서라는 대사를 내뱉죠.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은 시리즈이지만, 안타까운 점들이 있긴 합니다. 떡밥을 많이 뿌리고 이 인물이 뭔가 할거 같은데? 얘는 아직 숨겨진 배경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지만 충분한 설명 없이 시즌이 후루룩 마무리가 된거 같아서 아쉬워요. 그걸 시즌 3에서 풀어낼지, 아니면 그냥 묻어버릴지는 작가들의 맘이지만 시청자로서는 좀 답답한 감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몰입감이 좋고 작중 인물이 사랑스러운 시리즈, <엄브렐러 아카데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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