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든 정부가 제안한 1조 9천억 달러의 부양책은 정책 입안 과정이 비교적 빠른 편이다. 하원에서는 별다른 반대나 방해 요소 없이 통과되었지만, 상원에서도 그대로 통과하기는 은근 어려워 보였다. 미국 상원의 100 석 가운데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경기부양안 상원 통과 과정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바이든 경기부양책이 그대로 통과되기 어려워서 여러 가지 수정안을 거치고 있다는 기사를 읽고, 블로그에 포스팅하려고 대충 정리를 해놓았다. 운동을 갔다 와서 블로그 포스팅을 마무리하려 했는데, 바로 그 한 시간 만에 바이든의 경기부양안이 통과되었다는, 46분 전에 올라온 따끈따끈한 기사를 읽었다. 아니... 미국 상원의원들은 토요일에도 일하는 건가?
알고 보니 금요일 밤부터 시작된 정책 회의가 수정안을 거치고 거쳐, 격렬한 협상 끝에 토요일 오전까지 계속된 것이었다. 중도파 민주당원까지 수정안에 찬성을 하고, 공화당원은 계속해서 반대하는 가운데 찬성 50표, 반대 49표의 아슬아슬한 과반수로 승인이 되었다.
아무튼, 비교적 빠르게 통과된 이 1조 9천억 달러 부양책은 원래 중도 민주당의 미적거림과 공화당 의원 전원의 반대로 꽤나 통과하는 것이 어려워 보였다. 통상적으로 미국에서 정책 통과를 위해서는 미국 상원 100석 중 60석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50석의 공화당 의원들이 바이든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니 정말 쉽지 않은 협상 과정이었다.
미국 공화당은 이 1.9조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액수가 너무 크다며, 이 경기 부양안 중 실업급여를 삭감하고, 지방정부의 지원금을 줄이라는 수정안을 주장했다. 공화당이 제안한 수정안의 총액은 6천억 달러이고, 1.9조 달러에 찬성하는 의원은 하나도 없었다.
결국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수적이었는데, 몇몇 중도파 민주당 의원들도 이 금액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에 이 법안 그대로 60표를 얻어내기 힘들다고 판단한 상원은 예산 조정 카드를 내밀었다.
예산 조정(Reconciliation)이란, 미국 의회가 국가 예산을 의논할 때 원래 100표 중 60표를 얻어내야 승인이 가능한 정책을 과반수만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예산 조정을 거치면, 필리버스터 등 지루한 과정 없이 빠르게 통과시킬 수 있다. 그래서 50대 49라는 아슬아슬한 한 표 차이로 승인이 가능했던 것이다.
이런 조정과정 중에 이미 떨어져 나간 것은 최저임금 15 달러 항목이다. 아마 최저 임금 $15 공약은 단시일 내에 이루기 힘든 약속으로 보인다. 실업급여 또한 당초 400달러에서 300달러로 하향 조정되었다.
바이든 경기부양안의 주요 내용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미국 성인 1인당 $1,400 달러 현금 지급 (소득 수준 연 75,000 달러 이하)
- 실업급여 추가 지급 연장 (300달러, 9월 초까지 연장)
- 코로나 백신 접종/검사 확대
- 학교 정상화 지원
- 주/지방정부 지원금 $3,500억 달러
1조 9천억 달러 경기 부양책의 효과
이 1조 9천억 달러는 정말 어마어마한 액수로, 한국 원화로는 무려 2100조 원에 달한다. 너무 큰 액수여서 감이 잘 잡히지 않는데, 이 액수는 캐나다 1년 회계연도 예산을 넘는 액수라고 한다. 미국의 한 공화당 의원은 이 재정안을 보고 "아예 캐나다를 사는 게 낫지 않겠냐"라는 우스갯소리를 했다는데, 정말 나라 하나는 살 수 있는 돈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이미 작년 트럼프 정부가 3조 7천억달러의 재정을 투입한 상태여서, 코로나 여파로 인한 경제 회복을 위한 재정이 5조 6천억 원 달러가 된 셈이다.
경기부양책은 여러가지 수정안을 거쳐 통과되었지만, 공화당은 여전히 과도한 부채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거론되어, 장기적으로 경제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한다. 인프라 경기 부양책과 더불어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이 찾아오면, 국채 금리가 더욱 상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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