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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책 리뷰

히가시노 게이고 -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리뷰

by 밀리멜리 2021.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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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워낙 베스트셀러가 많은지라 그저 작가 이름을 보고 이것도 재밌겠거니 싶어 고른 책이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은 작가의 다른 작품보다 흥미나 몰입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이 책을 읽다가 자꾸 집중력이 떨어져 다른 책을 읽거나 해서 리뷰를 쓰지 못할 뻔 했다. 하지만 이왕 읽었으니 그래도 결말을 보자는 결심으로 읽은 작품이다. 

 

 

 줄거리

 

결혼을 앞두고 있는 주인공 마요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경찰의 전화를 받고 급히 고향으로 내려간다. 마요의 아버지는 수십년 간 중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하면서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마요의 고향은 일본의 평범한 시골 마을이다. 이름 없을 정도로 조용하지만, 제자 중 하나가 유명한 만화가가 되어 성공했다. 덩달아 마을에서는 만화를 배경으로 한 테마 파크 건설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그러다 코로나 때문에 테마 파크 건설이 무산되어 버린다.

 

일본의 조용한 마을, 코로나 때문에 테마파크 건설이 무산된다

예정되어 있던 중학교 동창회는 장례식이 되어버리고, 마요가 정신이 없던 차에 아버지의 동생인 삼촌이 등장한다. 경찰이 용의자를 찾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자, 마요와 삼촌은 의기투합해 자신들만의 수사를 통해 범인을 찾아나간다. 

 

수상한 점은, 아버지가 죽기 전 마요의 동창생들이자 당신의 제자들을 차례로 만났거나 혹은 만나기로 되어있었다는 점이다. 마요의 동창생들 중에 범인이 있을 거라 생각한 둘은 녹음을 하고 여러 가지 꾀를 내어 차례차례 범인을 추려나간다. 

 

동창들 중, 선생님을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

 

 

 

 코로나 소재의 추리소설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직접 모임을 피하고 화상 모임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이다. 이 책의 출간일이 2020년 12월인데, 몇 개월만에 소설 한 편을 뚝딱 써낸 것이니 작가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또 그렇게 빨리 써낸 탓일까? 작중 등장인물에 대한 매력이 좀 떨어지는 게 흠이다. 추리 소설은 역시 이상한 사건이 벌어지고 등장인물들이 그걸 어떻게 풀어나가고, 트릭은 무엇이고, 독자와 등장인물이 함께 이 사람 저 사람 의심해 보면서 범인을 맞춰나가는 게 재미 요소인데, 이 작품은 그런 재미를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코로나 소재는 이 소설에서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로나 때문에 인물의 행동이 달라지고 갈등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독특한 소재를 잘 버무려 소설에 녹여낸 점은 대단하지만, 코로나의 존재가 너무 강한 탓인지 등장인물에 대한 부연 설명이나 소개가 부족한 듯 하다.

 

 

 

 아쉬운 등장인물과 전개

 

무엇보다도 아쉬웠던 점은 읽으면서 범인이 누구인지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책을 후반까지 읽어봐도 딱히 선생님인 마요의 아버지가 왜 살해당했어야 했는지, 그저 존경받는 인자한 은사님인 것 같아서 범인이 하나도 궁금하지가 않았다. 

 

게다가 용의자가 될 만한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10명 가까이 되는 마요의 중학생 동창들이 용의자로 꼽히는데, 수가 많다보니 누가 누구인지도 잘 모를 정도였다.

 

제목의 '블랙 쇼맨'은 주인공의 삼촌을 말한다. 이 삼촌은 시끌벅적하게 나타나 경찰 대신에 멋지게 추리를 해낸다. 물론 추리를 기막히기 해낼 인물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 쇼맨의 존재가 억지 설정이라는 기분을 피할 수가 없었다. 쇼맨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게 각종 쇼를 펼쳐 범인을 알아낸다. 도청기나 각종 사기 도구(?)를 사용한다든지, 갑자기 훌쩍 며칠 사라진다든지, 말도 없이 의외의 장소에서 나타나고, 갑자기 마술을 하는 등 쇼를 펼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명한 작품들과는 달리 큰 임팩트가 없고 뜬금없는 스토리가 아쉽다.

 

히가시노 게이고 -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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