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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책 리뷰

책 리뷰: 오토노 요모지 - 내가 사랑했던 모든 너에게

by 밀리멜리 2021.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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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일본 소설로, 리디셀렉트에서 전자책으로 읽은 책이다. 전자책으로 497페이지인데 아마 종이책으로는 훨씬 적은 페이지일 것이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너에게'는 평행우주라는 SF적인 요소에 로맨스 이야기를 곁들여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책표지 (이미지 출처: 예스24)

 

 

 이름과 성으로 친근함을 구분하는 일본문화

 

주인공 '타카사키 코요미'는 우등생으로, 별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항상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학생이다. 그는 공부를 잘 한다는 만능감에 주변 아이들을 바보 취급했고, 그 탓에 친구가 많지 않았다. 

 

고등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면서 코요미는 신입생대표를 거절했고, 차석인 여학생 '타키가와 카즈네'가 대신 신입생 대표를 맡게 된다. 둘은 같은 반이면서도 인사도, 말도 한 마디 하지 않는 사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카즈네가 코요미에게 친근하게 이름을 부르고 장난을 치며, 손을 잡기까지 하자 주인공 코요미는 어리둥절해 한다.

 

널 이름으로 불러도 될까? (이미지: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일본 소설을 읽다 보면 특이한 점이 이름과 성을 부르는 것으로 친근함을 구분한다는 점이다. 주인공 타카사키 코요미를 '타카사키'로 부르면 잘 모르는 사이나 어려운 사이이고, '코요미'라고 부르면 친한 사이라는 것이다. 주인공은 외톨이여서 항상 '타카사키'로 불렸고, 같은 반 친구에게 '코요미'라고 불렸을 때엔 영문을 알 수 없어서 멍해진다.

 

같은 나이에 같은 반 학생인데 모두 성으로 부르고, 친해져야만 이름을 부른다는 일본의 문화는 좀 생소하긴 하다. 이렇게 항상 외톨이여서 성으로만 불리다가 예쁜 여학생에게 이름으로 불려 얼떨떨해하는 주인공은 일본 특유의 모습을 보여준다. 

 

 

 평행우주를 넘나들 수 있다면

 

평행우주는 이 책이 재미있어지는 이유이다. 주인공이 갑자기 친근한 이름으로 불린 이유는 그녀가 다른 우주에서 온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또다른 평행우주에서 코요미는 외톨이가 아니라,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은 데다가 카즈네와 사귀고 있었다!  

 

현실에서 외톨이인 내가 이세계에서는 인기인?! (이미지: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

평행우주는 우리의 선택이 갈리기 때문에 발생한다. 아침에 빵을 먹느냐 된장국을 먹느냐로 우주가 갈리고, 매 순간 다른 선택을 할 때마다 다른 우주가 생긴다. 그렇게 다른 선택을 해서 생긴 다른 우주의 나는 살인자가 될 수도 있고, 아주 행복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코요미는 원래 세계의 여자친구와 다른 평행우주에서 온 여자친구가 다른 사람일까봐 걱정하고 한참을 고민한다. 원래 세계의 여자아이는 성으로 부르고, 다른 우주의 여자친구는 이름으로 부르는 등 한참을 방황하고 고민하던 코요미는 결국 모든 세계의 카즈네를 사랑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책 제목이 <내가 사랑했던 모든 너에게>인가 보다.

 

전체적으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SF이다 보니 평행우주를 고정시키거나 우주 사이를 넘나들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는 설정이 있는데, 그렇게 미래세계이면서도 주인공이 카드 사용을 꺼려해 50만 엔이라는 금액을 현금으로 들고 다니는 것이 또 재밌었다. 일본은 실제로 현금 사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 경제 기사를 많이 읽다 보니 소설을 읽으면서도 스토리와 관계가 없는 현금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나 보다.

 

 

* 이 글에 쓰인 애니메이션 이미지는 책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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