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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부

음악과 표절 - 왜 표절시비가 더 많아졌을까?

by 밀리멜리 2021.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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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음반시장에는 표절시비와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2014년 이전까지만 해도 1년에 8번 될까말까할 정도로 표절 소송사건이 있었는데, 2015년 이후로는 일년 평균 16건 정도의 표절 소송사건이 생긴다고 한다. 왜 표절사건이 더 빈번해진 걸까?

 

음악가들이 과거에는 표절을 별로 하지 않다가 최근 들어서 더 표절을 했을 리는 없다. 음악가들은 예전에도 어느정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표절을 해왔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을 정도이니까.

 

문제는 사람들이 표절을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왜 표절시비와 소송사건이 더 많아졌는가 간단히 답을 하자면, 사람들이 표절을 문제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비틀즈 조지 해리슨의 표절

 

음악 천재 비틀즈의 멤버, 조지 해리슨도 표절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다. 조지 해리슨의 표절 사건은 서양 음악계에서 가장 충격적인 표절사건이라고 받아들여진다. 조지 해리슨의 솔로곡 "My Sweet Lord"는 1970년 발표되어 전미차트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곡보다 7년 전인 1963년에 발표된 Chiffons'의 "He's So Fine"이라는 곡의 원작자가 조지 해리슨에게 소송을 걸었고 법정 싸움이 시작되었다.

 

조지 해리슨은 결국 잠재의식적 표절이라는 죄목으로 이 소송에서 패소하게 된다. 이 사건으로 조지 해리슨은 저작권을 넘기고 한화 7억원에 달하는 배상금과 변호사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도덕성과 명예에 금이 간 것은 물론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YiEesMbe2I 

 

재미있는 것은 이미 표절이 확실하다는 법정 판결에도 조지 해리슨을 감싸려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음악가로서 그럴 수도 있다, 표절이야 어떻든 둘 다 노래가 너무 좋다, 요즘 가수들은 이것보다 더 비슷하게 표절을 하는데 왜 조지 해리슨만 소송에 패소했느냐 등등...

 

 

 기술이 표절 판독을 쉽게 만든다

 

최근에 표절 시비에 휘말리면 더 큰 문제로 번진다. 표절 소송 사건이 생기면, 음악가 뿐만 아니라 갖가지 법정 전문가들이 저작권 침해를 비난하고, 수백명의 아티스트들이 달려들어 저마다의 의견을 낸다.

 

이렇게 된 원인에는 기술의 발전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은 거의 모든 음원들을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고, 팬들이 유튜브에 달려들어 분석하다보면 비슷한 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음원이 디지털화되며 샘플링도 많아졌다. 프랑스의 일렉트로닉 가수 다프트 펑크는 전자음악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가수이고, 빌보드와 그래미를 휩쓸었다. 다프트펑크의 많은 노래가 기존의 노래를 짜집기해서 만든 것이라는 걸 처음 알았을 땐 정말 놀랐다.

 

https://www.youtube.com/watch?v=7MhmnKUOxB4 

 

 

 원작자가 문제삼지 않으면 그만

 

다프트 펑크의 유명한 노래 "Get Lucky(2013)"는 한국인 기타리스트 잭 킴이 연주한 노래, "Robot Dance(2011)"와 너무나도 흡사한데, 원작자인 잭 킴이 스스로가 다프트펑크의 팬이고, 그 노래가 다프트펑크에게 헌정하는 곡이라고 밝혀 논란이 무마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BD_JXBgFbc 

 

정말 대인배가 아닌가 싶다. 다프트펑크는 최근 해체하긴 했지만 십여년간 음악계를 휩쓴 엄청난 가수인데, 이 아티스트가 소송을 걸어 승소했더라면 수십억 원의 보상과 저작권을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팬이라는 이유로 표절 가능성 자체를 덮어버린 이 사람은 얼마나 대단한지...!

 

 

 멜로디만 대상이 아니다

 

표절 시비가 되는 대상은 그저 멜로디뿐이 아니다. 요즘은 비트나, 플로우, 심지어 음악의 주제마저도 걸고 넘어진다면 표절 대상이 될 수 있다. 차일디쉬 감비노(Childish Gambino)의 "This is America"라는 노래는 2018년 미국 차트 탑을 기록했는데, 키드 웨스라는 래퍼가 2016년에 공개한 "Made in America"라는 노래를 표절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 고소장을 보면, 두 노래가 리듬감이 비슷하고, 총기와 인종차별이라는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래의 가사와 주제까지도 표절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는 법원 판결을 기다려 봐야 할 것이다.

 

표절이나 저작권 문제는 딱 정해진 기준이 없다. 원작자나 듣는 사람들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없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된다. 정말 생각대로 되는 세상이다.

 

"이러이러한 부분은 다른 음악과 비슷하니, 이 부분의 후크를 좀 바꾸어라" 하고 전문적으로 아티스트에게 조언해주는 직업도 있다고 한다. 이런 표절 시비가 아티스트들에게는 골치아프겠지만 논의가 활성화될수록 더 예술이 창조적으로 발전하는 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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