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어쩌다가 블랙핑크 팬이 되어버렸는데, 그 계기는 우습게도 우연히 해외 유튜버의 블랙핑크 리액트 비디오를 보게 되면서부터이다.
케이팝 해외반응 비디오야 넘치고 넘치지만, 그중에서도 우연히 발견한 데스메탈을 좋아하는 이 귀여운 유튜버가 제일 재미있어서 소개하고 싶다.
www.youtube.com/watch?v=9f-4Hlu4gho
캐미 페틴(Cami Petyn)이라는 유튜버인데, 싱어송라이터로 곡을 3개나 작곡해 뮤직비디오도 출시한 재능있는 가수이다. 밀레니얼이자 비건, 레즈비언으로 개성이 통통 튀고, 정말 쉬지 않고 수다를 떤다. 원래 캐미는 자신의 음악관이나 가치관, 비건 식단에 대해 유튜브를 올리곤 했다. 메탈을 좋아한다 했으니 케이팝과는 거리가 멀지만, 항상 싱어송라이터이자 캣맘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던 캐미는 하루만에 자신을 리사의 퓨쳐 와이프라고 소개한다. ㅋㅋㅋㅋ
보통 해외 유튜버들은 놀랍게도 케이팝이 한국의 것인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야 K가 코리아의 K인 것이 너무도 당연하지만, 그들에게는 아직도 낯선 모양이다. 한국이 있다는 건 알지만, 그렇게 관심이 없는 게 현실이다. 뚜두뚜두라는 노래를 보고 뚜대다두다? 무슨 제목이 그래? 블랙핑크가 케이팝인가? 다들 너무 똑같이 생겼는데? 하며 정색한다. 비디오를 보기 전에는 아직 케이팝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다.
캐미는 블랙핑크를 보고 한눈에 반해 결혼하자고 조르는데, 갑자기 캐미의 여자친구가 뒤에서 나타나 뭐라고?? 하는 장면도 압권이다. 케이팝 자체가 처음인 그녀가 하는 말을 들어보자.
"아 너무 천사같아, 다들 너무 예쁘잖아. 얘는 이름이 뭐지?"
"오, 한국어를 하다가 영어를 하다 왔다갔다 하는구나. 좋아."
"뭐야, 천사같이 부드럽고 예쁜 줄 알았더니 못된 애들이었잖아!"
"빠라빔바라붐붐붐!! 좋다."
"레즈비언이라서 이게 문제야. 얘도 이쁘고, 쟤도 이쁘고, 쟤도 이쁘고! 모두 다 사랑해. 이 앞머리 있는 애는 누구야?"
"2초마다 멈춰서 미안한데, 이게 원래 케이팝이야? 원래 걸그룹이 랩도 해? 와, 저 피어싱한것 좀 봐."
"뮤직비디오 미쳤다. 저 세트 만드는데 돈이 얼마 들었을까? 하긴, 블랙핑크니 돈이 문제가 아니지."
"저 제스쳐 뭐야, 자기가 나쁜 년인거 아는구나?"
캐미는 블랙핑크를 보고 한눈에 반했고 급기야 일어나서 춤까지 춘다. 혼자서 어찌나 흥이 넘치는지, 요즘 시대에 유튜버 하려면 이 정도 흥은 있어야 할 것 같다. 3분간의 짧은 시간안에 캐미는 블랙핑크의 완전한 팬이 되었고, 사실 그걸 보던 나도 팬이 되어버렸다...
이후로 다른 유튜버들의 반응도 보았는데, 공통적인 반응은 '뮤직비디오가 정말 돈 많이 들였다', '비트, 안무가 좋다', '(리사를 보며) 저 앞머리 있는 애는 누구야?' 'Such a badass' 'EDM하고 여러 장르가 섞여있네' 'Bop하다' '나는 stan할거야.' 등등이었다. Bop은 '노래가 좋다'라는 뜻이며, stan은 '팬이 되었다'라는 뜻이다. 이 두 단어는 정식 사전에는 등록되지 않았지만, 최근 밀레니얼 사이에서 많이 쓰이는 슬랭이다.
케이팝 리액트 비디오를 리액트 포스팅하는 자체가 웃기긴 하지만, 어쨌든 최근 나는 여기에 마음을 온통 쏟고 있기 때문에 케이팝을 좋아하지 않는 여러분들도 너그러이 받아주길 부탁한다. 그럼, 나는 10월 2일에 나올 정규앨범을 기다리며 다른 블랙핑크 비디오의 세계로 빠져야겠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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