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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공부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팔아라" 어떻게 하는 거야, 그게... 꼬리리스크는 또 뭐지?

by 밀리멜리 2021.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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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로 큰 돈을 버는 방법은 너무도 간단해서 영어로는 단 여섯 글자로 표현이 가능하다. "Buy the fear, sell the greed.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팔아라)"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한 말로 알려진 이 말은 투자원칙의 금과옥조, 진리로 여겨진다. 워렌 버핏 뿐 아니라 많은 투자자들이 이 말을 신봉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인지라 종종 감정에 휩쓸리기 마련이고, 컨트롤을 놓쳐 공포와 탐욕이라는 감정에 사로잡히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다. 

 

"다른 사람들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들이 공포에 질릴 때 탐욕스러워져라"

 

하지만 어떻게 감정에 함께 휩쓸리지 않고 스마트한 투자자가 될 수 있을까? 탐욕과 공포라는 감정과 그 근원을 살펴보면 답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공포부터 시작해보자. 투자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펀드 매니저는 이에 대한 답으로 "꼬리 리스크"라고 말했다. 꼬리 리스크? 어려운 말을 하시네...

 

꼬리는 잘못이 없다

 

 

 

 투자자의 공포, 꼬리 리스크

 

꼬리 리스크는 경제용어로, 영어로는 Tail risk, 혹은 Fat tail risk라고도 한다. 이는 예측 불가능하고 희귀한 사건이 생겨 자산 포트폴리오에 큰 영향을 주는 상황을 의미한다.

 

꼬리 리스크(Fat tail risk)의 뜻은 "Fat"이라는 단어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 정규분포 그래프의 양 끝 꼬리가 두꺼워지면 전체를 위험해진다는 의미에서 이 말이 나왔다.

 

꼬리 리스크

가운데가 볼록 솟은 종 모양의 그래프는 통계학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정규분포 그래프이다. 양쪽 꼬리는 낮고 그래프의 중앙이 가장 높은데, 이는 어떤 사건이 일어날 확률을 생각할 때, 평균적인 사건이 가장 흔하게 많고 극단적인 사건은 희귀다는 것을 의미한다. 뭐, 평범하다는 것이 곧 흔하다는 의미이니까, 그걸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투자에서 말하는 꼬리 리스크는 영어로 Fat tail risk라고도 하는데, 이 양끝의 꼬리가 두꺼워지면 위험하다는 것을 뜻한다. 일어날 확률이 희박한 사건 때문에 포트폴리오 전반이 예상치 못하게 위험해지는 상황이다.

 

최근 이렇게 꼬리 리스크가 상승한 사건은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는데, 첫째로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3월의 코로나 판데믹이다.

 

미국 S&P 500 지수 20년간의 변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생긴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기 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실직을 당하고 집을 잃고 재산을 잃을 줄 누가 예측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돈 많다던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도산하고, 각종 은행들이 돈이 없어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겨우 생존할 줄이야.  

 

2020년 코로나 판데믹도 마찬가지이다. 사스, 메르스 정도의 전염병은 겪었어도 코로나처럼 판데믹이 되어 전 세계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강력한 전염병도 아무도 예상치 못했으며, 더욱이 일어날 확률이 너무나도 희박한 사건이다.

 

둘 다 모두 예측하기가 매우 힘든 희귀한 사건이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온 상황이다. 투자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 바로 이 때 저평가된 주식을 샀어야 한다는 말을 한다. 그 말이 맞다. 그게 바로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파는 투자생활의 첫 시작일 것이다.

 

하지만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팔라"는 말은 다시 한번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지금이야 우리가 코로나 격리생활에 익숙해졌지만, 처음 판데믹이 선포되고 격리생활을 막 시작했을 무렵 느낀 패닉감은 어마어마했다. 필수적으로 써야 할 마스크도 없었고, 싸구려 손소독제조차 구할 수 없었으며, 너도나도 사재기를 하는 바람에 당장 먹을 식료품까지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주식을 산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담력이라고 볼 수밖에.  

 

미래에 꼬리 리스크가 두꺼워질만한 사건이 또다시 찾아올 것이다. 경제 사이클은 반복하기 마련이니까. 내일 밥을 잘 챙겨먹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정도의 공포가 닥쳐와도 현명하게 투자를 할 수 있다면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역시, 투자는 정말 어렵구나.

 

2021년 6월 현재 투자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리스크는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하지만 4월 발표된 미국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플레이션 자체보다 더 공포스러운 것은 제로금리 시대가 끝나고 긴축정책이 시작되는 것인데, 미 연준위는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3년 초 쯤이면 미국 연준위가 금리 상승을 발표하고 정부의 채권 구입이 이미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물론 이런 베팅도 다 빗나갈 수도 있고, 예측이 가능한 이상 엄청난 패닉은 아니지만, 공포심이 커질 때를 대비해 패닉하지 않고 잘 짜여진 포트폴리오를 준비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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