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공부

월스트리트 황소상의 의미, 황소와 곰에 얽힌 역사적 스토리와 어원

by 밀리멜리 2021. 6. 8.

반응형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에 가면 월가의 상징인 돌진하는 황소상(Charging Bull)이 있다. 이 황소상을 만지면 행운과 부가 들어온다는 말이 있어, 관광객들은 이 황소상을 만지고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선다.

 

월스트리트 돌진하는 황소상

 

 상승세의 황소와 하락세의 곰

 

미국 주식시장의 중심, 뉴욕 월스트리트에 이렇게 커다란 황소상이 있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주식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때, 황소(bull)에서 이름을 따 시장이 bullish하다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일 때는 곰(bear)에서 이름을 따 시장이 bearish하다고 한다.

 

주식 시장이 항상 황소의 힘처럼 솟구쳐 올라 활황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황소상을 월스트리트 중심가에 두었을 것이다.

 

강세는 Bullish, 약세는 Bearish

 

둘 다 어마어마하게 힘이 강한 동물이라는 점은 같다. 하지만 왜 하필 강세는 황소이고 약세는 곰일까?

 

이런 용어의 기원은 불분명하지만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설이 두 가지 있다.

 

 

 황소와 곰이 공격하는 방식

 

황소가 공격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황소는 힘을 한껏 끌어모았다가 뿔로 들이받아 상대를 공중으로 밀어 올린다. 

 

위로 공격하는 황소

하지만 곰이 공격하는 방식은 다르다. 곰은 공격할 때면 두 발로 서서 커다란 앞발로 내리치며 상대를 공격한다. 

 

아래로 공격하는 곰

이렇게 두 동물이 강한 힘으로 공격할 때 그 움직임의 방향과 주식 시장의 흐름세가 비슷하다는 설이 있다.

 

 

 18세기의 곰 가죽 중개인

 

주식시장 강세는 항상 긍정적인 이미지이니 힘 좋은 황소가 이 말과 연관되어 있는 데에는 납득이 간다. 하지만 곰은 왜 부정적인 이미지일까? 왜 하필 곰이? 

 

곰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엮인 데에는 18세기 곰 가죽 중개인과 연관이 되어 있다. 실제로 영어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곰을 잡기 전에 곰 가죽을 팔지 마라. (It is not wise 'to sell the bear's skin before one has caught the bear')"

 

곰을 잡기 전에 곰 가죽을 팔지 마라

 

역사적으로, 곰 가죽을 판매하는 중개인들은 곰 가죽을 확보하지 못한 채로 거래를 했다고 한다. 현물 없이 선물거래하던 그 역사가 정말 오래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가죽이 없는 상태로 거래를 하다 보니 중개인들은 미래의 곰 가죽 가격을 예측해야만 했는데, 이 중개인들은 곰 가죽 가격이 내려가기를 바라면서 미리 높은 가격에 책정해 놓고 거래를 했다. 

 

그러나 막상 곰 가죽을 구해왔을 때에는 이 중개인들이 바랐던 대로 가격이 하락했는데, 그래서 비싼 가격에 가죽을 미리 산 사람들은 큰 손해를 보았다. 

 

이 때문에 곰 가죽 중개인들의 이미지는 매우 좋지 않았다고 한다.

 

곰 가죽 비싸게 사세요~

 

18세기 영국의 소설가 대니얼 디포는 <로빈슨 크루소>를 지은 것으로 유명한데, 1726년에 출판된 자신의 저서 <The Political History of the Devil>이라는 책에서 곰 가죽 중개인을 매우 나쁜 사람으로 묘사했다.

 

"...모든 위선자, 모든 가짜 친구, 모든 사기꾼, 모든 곰 가죽 중개인은 갈라진 발을 갖고 있다 (...every dissembler, every false friend, every secret cheat, every bear-skin jobber, has a cloven foot.)" 

 

전통적으로 악마는 말굽처럼 갈라진 발을 갖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러니 갈라진 발을 갖고 있다는 것은 곧 악마처럼 나쁜 사람이라는 뜻이니, 이 소설가도 곰 가죽 중개인에게 한 번 당한 건 아닌지 궁금해진다. 

 

대니얼 디포 "곰 가죽 중개인들은 아주 나쁜 놈들이야..."

이 곰 가죽 중개인을 당시에 bear-skin jobber라고 불렀는데, 나중에는 이 말이 아예 짧아져 그들을 그냥 bear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들이 나타나서 시장 거래를 하고 나면 가죽 가격이 하락하니, 주식 시장의 하락에 bearish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