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싸서 남자친구와 공원으로 놀러간 날이었다. 배가 고픈 나머지 벤치에 자리를 잡자마자 샌드위치를 까서 먹었다. 야외에서 풀밭을 보며 햇볕과 바람을 맞으며 먹으니 샌드위치가 꿀맛이다. 반쯤 먹으니 그제야 주변이 보였는데, 참새가 두어 마리 있길래 빵조각을 떼어 던져주었다.
처음엔 빵조각을 줍자마자 후르륵 달려가서 먹더니, 3분 정도 있다가 다시 주위를 맴돌길래 다시 조각을 떼어 주었다. 이번엔 도망가서 먹지 않고 고맙다는 듯이 빵조각을 입에 물고 총총총 내 주변을 뛰더니 다시 후드득 어디론가 날아가서 먹었다.
"저거 봐! 새가 빵 조각 물었는데 바로 안먹고 여기서 총총 뛰고 있어!"
"오... 정말 귀엽다."
"참새 맞지?"
"아마 맞을걸?"
그러다 참새가 또 나타났다.
"얘 또 왔어! 또 달라고 하는 건가 봐."
"그럼 이번엔 손바닥 위에 놓아봐야겠다."
"사람 손바닥 위에 있는 거 먹으려고 할까?"
"이렇게 손을 땅바닥에 낮게 놓으면 먹을거야"
이번엔 빵조각을 던져주지 않고 손 위에 놓자 참새가 고민하는 것이 보였다. 너무 가까운데.... 하며 참새는 갸웃갸웃거렸다. 좀처럼 잘 다가오지 않고 주변에서 통통 튀었는데, 안보는 척 하면서 예리하게 빵조각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이 사진을 찍는 순간에는 몰랐는데, 뒤에 있는 참새도 불타는 눈빛으로 빵조각을 보고 있었구나...
참새는 한동안 저걸 먹을까 말까 하며 머리를 갸웃거렸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그러다 참새가 총총거리며 조금씩 이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속으로 그래! 어서 와 어서 와 하며 카메라를 들었는데, 참새가 손 쪽으로 다가오더니 쏙 하고 빵조각을 물고 호로록 날아서 1m 뒤에서 빵을 먹기 시작했다. 너... 사회적 거리유지 참 잘 하는구나?
나도 카메라를 놓고 빵조각을 손에 놓아주었더니 참새가 아까처럼 다가와 부리로 손바닥을 콕 찍어 빵조각을 가져갔다. 야생의 참새 부리가 내 손에 닿는 기분은 참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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