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오 다이어트에 콜리플라워가 웬말이야?

책을 읽다 구석기 식단이라고 불리는 '팔레오 다이어트'라는 말을 발견했다. 팔레오 다이어트라는 말을 보면 언젠가 본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나온 농담이 기억난다.

 

"팔레오 다이어트를 한다면서, 콜리플라워 스낵을 먹는다고? 구석기 시대에 잘도 그런 걸 먹었겠다!"

 

콜리플라워 스낵

 

 

 팔레오 다이어트의 뜻

 

팔레오 다이어트(Paleo diet)는 원래 Paleolithic diet의 준말인데, 구석기시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팔레오 다이어트는 구석기 시대 사람들처럼 수렵과 채집으로만 얻을 수 있는 음식들, 즉 고기와 채소, 생선만 먹는 식단법이다.

 

팔레오 다이어트 식단

 

구석기 시대라니! 기원전 1만년 전 신석기 농업혁명이 시작되고 나서야 인간은 곡류와 콩류를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이전의 식단을 따르는 팔레오 다이어트는 설탕, 곡식과 콩류까지 먹지 않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좀 과격한 식단법이라는 느낌이 든다.

 

아무튼 팔레오 다이어트의 개념에 따르면, 인간이 먹는 음식은 크게 진화했지만 인류 자체는 거기에 적응할 만큼 별로 크게 진화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진화 속도의 차이 떄문에 현대 인간에게서 비만, 고혈압, 당뇨 등의 대사 질환이 많이 보인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팔레오 다이어트를 하면 단백질과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고, 탄수화물과 가공식품의 비율은 줄이기 때문에 건강 식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팔레오 다이어트의 단점

 

그러나 이 다이어트는 여러 단점이 있는데, 가장 먼저 꼽히는 단점은 비싸다는 점이다.

 

야채, 생선, 육류 코너

 

구석기 사람처럼 먹되 그 재료를 마트에서 구하려면 꽤나 큰 돈이 든다. 갈 수 있는 코너는 야채 코너와 생선, 육류 코너 뿐인데, 곡류와 가공식품류보다 더 비싼 품목들이다.

 

두번째 큰 단점은 맛없다는 점이다. 

 

팔레오 다이어트에서는 곡류와 가공식품을 모두 제외시키는데, 금지해야 할 음식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 한다. 고기는 맛있지만 매끼니마다 양념없이 밋밋한 고기를 먹는 것도 물리게 되고, 특히나 설탕, 곡류 없는 삶은 너무 힘들어서 어차피 꾸준히 따라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한다.

 

팔레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곡류와 콩류에서 나올 수 있는 비타민이 부족해 따로 비타민제까지 챙겨먹어야 한다. 식비는 훨씬 더 드는데 맛은 배로 없으니 꾸준한 연구결과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이 삼겹쌀 쌈을 알았다면 더 꾸준히 할 수 있었을지도...

 

이런 단점 때문에 팔레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까다롭고 속물이라고 종종 놀림을 받기도 한다. 특히나 실제로 영양이 풍부한 콩, 곡류를 먹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건강한 다이어트가 아니라고 알려져 있다.

 

 

 

 인간과 음식은 얼마나 진화했을까

 

이 팔레오 다이어트의 설명을 읽고 떠오른 질문은 '인간이 정말 진화가 덜 되서 아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만약 인간이 음식만큼 진화가 빠르게 잘 되었다면 어떨까? 설탕과 지방을 많이 먹어도 신진대사가 활발해서 혈당수치가 확 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소화기관이 크게 진화되어 음식을 잘 소화시키고 에너지를 충분히 소진할 수 있다면 위궤양, 고지혈증, 비만 등등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나는 얼마나 진화했을까? 나는 사랑니가 작고, 우유를 많이 먹지 못한다. 구석기 때에는 음식이 모두 딱딱했을 테니 이가 크고 많이 날수록 유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류인 나는 사랑니가 치아 구실을 하지 못할 정도로 작으니, 치과에서 고생하지 않아도 되니 부드러운 현대인의 음식에 맞게 진화했나 싶지만, 몇천년 동안 인류가 먹어왔던 소의 젖을 못 먹는다는 점을 볼 때 진화가 덜 된 것 같다. 

 

음식은 얼마나 진화했을까? 이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은 별로 없지만, 음식의 진화 하면 이런 이미지가 떠오른다.

 

겨자의 진화

우리가 마트에서 보는 콜라비, 케일, 브로콜리, 방울양배추, 배추, 콜리플라워. 이 여섯 야채들은 사실 겨자의 각 부분이 진화한 것이다. 각각 다른 야채라 생각했는데 사실 겨자였다니...!!! 

 

기원전 4천년 전의 복숭아는 엄청 작고 씨가 크며 흙맛, 신맛, 단맛, 살짝 짠맛이 난다고 한다. 바나나도 엄청 작았다고...

 

고대의 바나나

 

콜리플라워 팝콘은 절대 구석기식단이 될 수 없겠구나 싶다. 역시 무슨 식단이든 골고루 잘 먹는 게 제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