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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새로 발견한 뒷산 러닝 산책로 - 맥길 대학교 병원 언덕

by 밀리멜리 2021.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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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런데이 앱을 이용해 야외에서 달리기를 한다. 원래 달리기 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앱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초보 코스인 30분 달리기 코스를 선택해서 달리고 있는데, 처음에는 달리는 것보다 걷는 시간이 많아서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이제 달리는 시간이 슬슬 길어져 힘들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달리기를 계속하게 되는 이유가 있다. 런데이 앱의 진가는 바로 성우가 해주는 칭찬이다.

 

"잘 달리고 있어요!"

"대단해요!"

"바람을 느껴보세요!"

"잘했어요!"

"조금만 뛰면 휴식이에요! 자, 힘내요!"

 

처음에는 뭘 했다고 이렇게 칭찬이 과한가 싶었는데, 요즘은 조금 뛰기만 해도 오구오구 하고 칭찬을 받으니 좋다. 이렇게 칭찬받는 게 좋아서 달리나 싶기도 하다. 🤣

 

새로 발견한 산책로

어디로 달릴까 하다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하기로 했다. 

 

오늘의 달리기 코스

코스 중 붉은색이 속도가 느린 부분이고, 초록색이 달린 부분이다. 이렇게 보니 달리면서 농땡이 피운 게 다 나오는군...

 

이렇게 지도에 한국어표기가 되어 있으니 말이 재밌다. '쁘헝쓰 아흑듀흐 가'가 뭔가 했더니... 영어로 프린스 아서(Prince Arthur) 길이다. 밀똥이라는 말도 웃기고, 여기에 빵 가도 있었네, 빵 가 ㅋㅋㅋ

 

병원 뒷편의 산책로

 

언덕 위 회색 고딕양식의 성처럼 보이는 건물을 향해 달렸는데, 이 건물이 맥길 대학교 부속 병원인 줄 이제야 알았다. 이곳은 병원 중에서도 뇌신경학과 전문병원이다.

 

맥길 대학교는 '북부의 하버드'라고 불릴 정도로 캐나다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대학이라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얼마 전 이곳 근처에서 '맥길 대학교 뇌신경과학과' 티셔츠를 입은 학생들을 봤다.

 

우와... 천재들 중의 천재구나! 나라도 맥길대학교 뇌신경과학과를 다니고 있으면 매일매일 그 티셔츠 입고 다니겠다.

 

아무튼 병원이다 보니 좀 으스스하기도 하다. 사람들도 거리에서 일상적으로 보는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이 보인다.

 

뭐가 바쁜지 경사진 언덕배기를 허겁지겁 뛰어가는 파란 유니폼의 간호사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달리기 하는 나보다 더 빨리 달리시는 간호사분... 의료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골목 안쪽에서 수다를 떨며 휴식을 취하는 병원 직원들도 있었고, 그 옆에는 함께 담배를 피우는 환자도 있었다. 이 환자는 뇌수술을 한 지 얼마 안 된 모양인지, 머리에 커다란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담배... 지금 피우면 안 될 것 같은데요.... 

 

조금만 더 달리면 끝

 

언덕배기를 다 올라가니 주차장이 있었고, 주차장에는 할머니 환자분이 휠체어에서 천천히 내려 지팡이를 짚고 차를 타고 있었다. 가족과 의사 모두가 할머니의 거동을 도왔는데, 모두가 밝은 얼굴을 하고 있어서 퇴원하는구나 하고 혼자 짐작했다. 

 

오래 입원해 본 적은 없지만 퇴원하는 그 마음 기쁜 건 알지. 병원을 한바퀴 도니 새삼 또 건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빵 가

달리기가 끝났다. 위 사진은 '빵 거리'인데, 먹는 빵이 아니라 'Pin'이라는 단어를 프랑스어로 빵이라고 부르는 모양이었다. 물론 먹는 빵도 빵이라고 발음하지만...

 

언덕배기에 있는 길이라 몬트리올 시내 건물들이 잘 보인다. 평소에 가보지 않던 길을 가니 도시를 더 잘 알게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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