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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영상리뷰

더 서클 프랑스 : 기대 안했는데 재밌는 프랑스 예능

by 밀리멜리 202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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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넷플릭스에 해외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재미있어졌다. 그중에서도 서클이라는 쇼를 보고 있는데, 이미 프랑스 편과 브라질 편을 모두 봤다. 원조인 미국 편은 어쩐지 좀 유치한 것 같아서 아직 손이 가지 않는다.

 

서클을 보다보면 프랑스 사람들의 특징과 브라질 사람들의 특징이 드러나서 비교해 보면 더 재밌다. 뭔가 컬처쇼크 면에서는 브라질이 더 충격적이고, 재미는 프랑스 편이 더 잔잔하게 재미있다.

 

서클은 SNS를 이용해 그룹 내에서 인기를 얻는 게 목적인 게임쇼이다. 날마다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 인플루언서가 되어 다른 사람을 하나씩 탈락시킬 수 있다. 어떤 전략을 쓰든 거짓말을 하든 상관없다. 인기가 많으면 장땡인 게임. 그래서 참가자들은 멋진 외모를 가진 다른 사람의 사진을 이용하기도 하고, 자기의 성별과 직업, 나이를 속이기도 한다. 상금은 10만 유로! (약 1억 4천만원)

 

전략 보소...!

로맹이라는 참가자는 아주 치밀하게 전략을 짜 놓았다.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이용할 것이고, 남자 게이가 자신을 좋아해도 같이 장단 맞춰주며 이용할 거라는 전략!! 과연 로맹의 전략이 잘 통할지, 그가 했던 말 중에 진심이 있는지 보는 것도 재미 포인트다.

 

아무 전략이 없는 참가자도 있다

엘레아의 소개를 보고, 설마 아무 전략도 세우지 않을까 싶었는데... 정말 게임 내내 전략을 짜지 않고 혼자서 꽃밭에 있는 것처럼 즐거워했다. 남들은 서로가 무슨 거짓말을 하는지, 나에게 이득이 되는지 아닌지를 치밀하게 계산하는 반면, 엘레아는 다른 참가자들의 프로필을 캐릭터로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 정말 솔직해서 정감이 가는 캐릭터. 직업도 소아과 간호사인데, 성격이 정말 착해서 쇼를 보면 볼수록 엘레아가 좋아진다.

 

신조어를 공부하는 할머니들

이 80대 할머니들은 애인 사이이다. (역시 프랑스는 다르구나) 이 할머니들은 손자의 사진을 써서 20대 청년인 척 하지만 역시 쉽지 않다. SNS의 신조어들과 이모티콘, 해시태그, 젊은이 말투를 빼곡하게 적어놓은 노트가 이 할머니들의 비밀 무기이다. 이 할머니들 정말 귀여우시다. 

 

여자 행세를 하는 막심

막심이라는 참가자는 정말 머리가 좋다. 그는 자기 부인 발레리아의 사진을 프로필에 등록하고, 여자인 척을 하며 다른 플레이어들을 속인다. "남자들을 덫으로 유인할 수도 있고, 여자들과는 친구가 될 수 있지!" 자신만만한 막심의 말... 막심 덕분에 쇼가 정말 재밌어진다. 

 

정말 여자처럼 말하기 위해 마스크팩까지 쓰는 막심
막심은 부인 발레리아의 프로필 사진을 썼다

외모가 아름다운 막심의 부인 발레리아. 과연 이 사진에 낚여서 막심의 덫에 걸리는 남자들이 있을지? 가짜 프로필이 들키지 않을 수 있을지? 얼마나 잘 연기하느냐에 달렸다. 

 

막심은 머리도 좋고 부자인 모양이다. 부동산업에 종사하고 모나코에서 살며, 부인인 발레리아는 보석감정 전문가라고 하니 말이다. 모나코에 살다니...! 모나코는 세계에서 백만장자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한다. 굳이 1억 4천만원 상금이 필요할까 싶지만 막심은 이 게임에 진심이고 실제로 다른 참가자들을 막후에서 조종하는 뛰어난 전략가의 모습을 보인다.

 

서클 프랑스를 보다 보면, 프랑스인들은 정말 시적으로 말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떻게 일상생활에서도 이렇게 말하는지 신기하다. "elle s'est brûlée les ailes"라는 말은 날개를 태워버렸다는 뜻인데,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이카루스가 너무 높이 날다가 날개가 녹아버려 결국 추락한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인 듯하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시적인 표현을 본다는 게 낯설기도 하고 흥미롭다.

 

프랑스에서는 대구라는 생선이 욕으로 쓰이는 모양이다.

 

여자 행세를 하려면 산부인과 정도는 알아야지 ㅋㅋㅋㅋ

이 쌍둥이들이 제일 웃긴다. 이 장면에서 얼마나 웃었는지... 

 

이 쌍둥이들 또한 여자 행세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산부인과 의사(gynécologue)라는 단어를 모른다. 대답도 웃기지만 이 장면에서 한 쌍둥이가 다른 쌍둥이에게 "우린 지금 여자라고! 여자가 산부인과를 모르면 되겠냐?" 하고 일침을 놓는 장면이 콩트 같아서 넘 웃기다. 🤣

 

여자 아닌거 들킬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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