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책을 다 읽지 못해서 고민이라는 포스팅을 올렸는데, 역시 혼자서 책을 읽자니 심심해서 알고 지내는 언니에게 함께 읽자고 SOS를 청했다.
"언니! 우리 책 같이 읽어요."
"좋지. 어떤 장르 읽고 싶어?"
"소설 좋은데, 언니는 뭐 좋아해요?"
"나도 소설 좋아해. 관심있는 작가 얘기해주면 한번 찾아볼게."
나는 언니에게 내가 예전에 읽었던 책 하나를 추천했다. 읽은 지 오래 되어서 나도 다시 읽고 싶은 책이었다.
그런데 읽기 시작하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 책이 좀 쓸데없이 너무 길고 두껍다. 예전엔 재밌었던 것 같은데, 왜 다시 읽으니 영 지루하고 집중력이 떨어지지? 언니도 그렇게 생각하려나...
같이 책 읽자고 권유한 주제에 먼저 못 읽겠다고 뺄 순 없으니, 어떻게든 꾸역꾸역 읽어나갔다.
그리고 오늘, 언니가 추천해 준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영 내 취향이 아니다. 참 난감하다.
책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학교에서 인기가 아주 많은 정의의 사도 선생님이 주인공이다. 이 선생님은 하도 인기가 많아서, 주변 학부모나 학생들이고민을 안고 이 선생님을 찾아온다.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자살할 뻔한 학생, 학교 폭력이나 왕따에 시달리는 학생... 그러나 무슨 고민을 갖고 오든 나오든 멋지고 정의롭게 척척 해결한다.
학교 교육을 소재로 한 건 좋은데, 아이들의 대화체나 학부모들의 말투가 어색해서 읽기가 힘들다. 아무도 이런 식으로 말 안하는데... 인터넷에 떠도는 "요즘 10대 유행어" 리스트에서 짜집기해온 듯한 말투가 익숙해지기 힘들다. 그냥 유행어 넣지 않고 말해도 충분할 텐데.
게다가 주인공이 나서기만 하면 순식간에 갈등이 해결되는 것이 비현실적이다. 학교 폭력이나 왕따 문제가 얼마나 복잡하고 해결하기 어려운데... 이 선생님이 나서서 한두 마디만 하면 그대로 상황종료다. 이건 너무 억지 설정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런 점이 불편했다고 말해도 될까?
언니는 이 책을 정말 좋아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내가 별로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아는 언니라면 기분 나빠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 불만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박하겠지... 어쩐지 재밌는 독서토론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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