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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한국어수업

너... 우리 동네 살고 있었구나?

by 밀리멜리 2021.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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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으로 한국어 수업을 하니 이런 일이 생겼다.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다가 '이 거리, 눈 감고도 지도를 그릴 수 있다'라는 문장이 나왔다. 우리 집 옆에는 우체국이 있고, 공인중개사가 있고, 동물병원이 있는 곳은 치킨을 팔던 곳이었다 등등..

 

그래서 우리도 익숙한 풍경을 묘사해보자, 하고 한 명에게 가장 잘 아는 풍경을 이야기해보라고 시켰다. 

 

"집 정면에는 약국이랑 슈퍼가 있고요. 그 맞은편엔 문방구가 있어요. 더 멀리 가면 홈리스 피플이 좀 있구요. 공원이 나오는데, 그 공원에는 아이들이 많아요."

 

잉?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인데?

 

"왼쪽으로 가면 제 동생 학교가 나와요. 그 옆에도 또 학교가 있구요. 뒤쪽으로는 메트로하고 쇼핑몰이 있어요..."

 

아, 아무래도 여긴 우리 아파트이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지? 물론 옆 건물이나 그 옆옆건물일 수도 있지만, 우리 동네인 것만은 확실하다.

 

반갑기도 해서 "나도 거기 살아!!"라고 말하려다가, 과연 그게 좋은 일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은 비대면 수업이라 줌으로 수업하지만, 나중에 대면 수업을 하게 되면 같이 가게 될지도 모르겠네. 

 

줌 수업의 단점이야 여러가지 많지만, 학생들끼리 잡담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 제일 아쉽다. 학교 수업이었으면 쉬는 시간에 수다도 떨고, 뭔가를 같이 나눠먹거나 만들기 활동도 함께 할 수 있을 텐데. 줌 수업으로 쉬는 시간이 주어지면 다들 카메라 끄고 마이크도 끈다.

 

덧붙여, 한글날 맞이 한글날 삼행시 짓기를 했는데 아이들이 생각보다 너무 잘해주어서 놀랍다.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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