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몬트리올 생활

김밥 30분만에 만들 수 있을까? 내기 할래?

by 밀리멜리 2021. 10. 11.

반응형

요즘은 뭐 해먹을지 항상 고민이다. 대충 김치와 집에 있는 반찬, 계란 등으로 때우는데 이것도 슬슬 지겨워진다. 남자친구가 냉장고를 열더니 김밥 해줄까 하고 묻는다.

 

"김밥 해줄까? 저번에 해먹고 재료 아직 남았어."

"오! 좋은데! 근데 김밥 만들려면 너무 시간 오래 걸리지 않아? 언제 다 준비해?"

"내가 30분 안에 다 만든다."

"에이, 말도 안돼! 어떻게 김밥을 30분 만에 만들어?"

"너랑 나랑 둘이 먹을 양이면 30분만에 다 끝나지. 내기할까?"

"그래! 내기 하는거다, 진짜?"

"너 가만히 있어 봐. 내가 진짜 빨리 만들어볼게."

 

이렇게 나는 또 가만히 앉아서 남친이 김밥을 뚝딱뚝딱 만들어 내는 걸 구경만 했다.

 

계란 지단 만들기

이제 생각하니 아무것도 안한 주제에 좀 너무하지만... 🤔

나는 30분만에 진짜 김밥을 만들어 낼 수 있나 없나 시간을 쟀다. 

 

"이제부터 시작~!"

 

남친은 먼저 계란부터 풀어 구워내기 시작했다.

그치만 어쩐지 어영부영하니... 아무래도 촉박할 것 같은데.

 

잘구웠네!

계란 지단을 구워내니 10분 정도가 지났다. 그런데 시금치도 같이 삶았더라면 시간 더 아꼈을 텐데...

 

난 속으로 정말 30분 만에 만들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하지만 난 지는 게 싫다. 이왕 내기를 했으니 시금치도 같이 삶으면 시간 아낄 수 있다는 걸 일부러 말해주지 않았다. (이건 내가 생각해도 좀 너무했던 것 같다)

 

"엇, 20분밖에 안남았는데 할 수 있겠어?"

"아, 된다니까 그러네! 으앗!!! 시금치 안 했다!"

 

😆😆😆

 

남친은 밥에 간을 하다 말고 황급히 시금치를 씻고 삶았다. 나는 단무지와 우엉을 내놓고, 게맛살을 해동시켰다. 시금치를 삶고 나니 3~4분밖에 남지 않았다.

 

"아 이거 봐, 역시 30분은 무리라니까~"

"그래도 거의 다 됐어. 재료는 끝났거든? 말아서 썰기만 하면 돼."

 

하지만 김밥 말다가 30분이 지났다

나: "30분 끝! 아, 아쉽네요~"

남친: "그런 게 어딨어! 이거 말기만 하면 되는데! 30분 만에 만든 거 맞아."

나: "그건 말도 안되지만... 진짜 빠르긴 빠르네. 나 솔직히 한시간은 걸릴 줄 알았거든."

남친: "30분 안에 만든 거 맞지?"

나: "그래, 네가 이긴 걸로 해줄게."

남친: "와, 진짜 치사하다. 이긴 걸로 해준다고? 내가 참는다. 특별재료로 아보카도도 넣어 주는데!"

 

아보카도 김밥

김밥이 그럴듯하게 잘 나왔다. 맛도 너무 좋고!

 

"근데 우리 내기 벌칙 아무것도 안 걸었네?"

"아... 맞다!!!"

 

아무튼 나만 좋지 뭐!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