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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통닭집에서 파는 에그타르트?! - 포르투갈 정통 디저트 나타

by 밀리멜리 2021.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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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포르투갈 통닭집 마뿔무이예(Ma Poule Mouillée)를 맛집으로 꼽았는데, 이곳에 가면 꼭 한가지 또 먹어봐야 할 것이 있다.

 

(참고글:

포르투갈 사람이 캐나다 음식을 만들었다! 마뿔무이예 푸틴)

 

포르투갈 사람이 캐나다 음식을 만들었다! 마뿔무이예 푸틴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즐겨 찾는 포르투갈 식당이 있다. 이곳에서는 주로 양념 바비큐 통닭을 파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서 배달도 하지 않고, 전화 예약을 해도 한참 기다려야 한다. 식당 도착

milymely.tistory.com

 

이 통닭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메뉴는?

 

바로바로...

 

'나타(Nata)'라는 디저트다.

 

짠! 이렇게 생긴 에그타르트입니다

 

아니, 포르투갈 사람들 왜이렇게 맛있는 걸 많이 만든거야...? 😋

 

통닭집에 어쩐 일로 베이커리가...

 

이곳에서 통닭 주문하고 계산하기까지 기다리다 보면, 바로 옆에 베이커리 냉장고가 전시되어 있다. 항상 보면서 '왜 닭집에 베이커리가 있지?'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가격도 다른 빵집보다 저렴한 것도 아니고, 굳이 빵집에서 사먹을 수 있는 걸 왜 통닭집에서 사먹나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날, 내 앞에서 줄 서서 대기하던 사람이 뭐라뭐라 달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점원이 이 베이커리 냉장고에서 타르트를 꺼내 포장해 주었다. 저게 뭔가 싶어서 점원에게 물었다.

 

"저기 앞에 사람이 사간 게 뭐예요?"

"나타스예요!"

"라따요?"

"라따가 아니라, 나타스요!"

"저도 라따 포장해 주세요." 

 

점원이 고쳐줬어도 제대로 된 발음을 몰랐다. 나중에서야 인터넷을 찾아보니 에그타르트 이름이 Nata라고 하는 걸 알았다.

 

"몇 개 드릴까요?"

"음... 네 개 주세요."

"여섯 개 사시면 할인해 드릴게요! 이번만 할인하는 건데요!"

 

아잇... 이 점원 마케팅 잘하네... 😅

 

결국 점원의 유혹에 이끌려 여섯 개를 샀다.

함께 산 통닭은 가방에 넣고, 나타스는 식당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한입 베어물었다.

 

너무 맛있는 거 아님?

예전에 홍콩식 빵집에서 에그타르트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그 에그타르트는 그냥 그랬다. 그냥 뭐 일반적인 디저트 맛이지... 그런데, 이 통닭집에서 만드는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는 열배 더 맛있다. 

 

겉은 패스츄리처럼 바삭바삭한데 한입 베어물면 하얀 달달한 커스터드 크림이 달달하게 흘러들어온다. 

 

커스터드 크림이 달고 부드럽다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어서 이 크림이 차갑고 달게 느껴지는데, 꼭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다.

 

윗부분은 얇게 설탕코팅이 되어 있는데, 카라멜처럼 부서진다. 약간 씁쓸한 단맛이 나는 것이, 달고나 비슷하다. 

 

그래서 한입만 먹어도 패스츄리의 바삭함과, 달달 쌉싸름한 카라멜 코팅,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이 조화를 이룬다. 어떻게 디저트 하나에서 이렇게 여러 맛이 나게 만드는지... 진짜 박수치고 싶을 정도의 맛이다.

 

돌아오면서 여섯 개 다 먹을 뻔

공원에서 나타스를 하나 입에 물고 있자니 지나가던 할머니가 날 보고 활짝 웃는다. 이곳에서는 대부분 눈을 마주치면 서로에게 웃어주는데, 아직 잘 익숙해지지 않는 습관이다. 이 할머니도 나타스를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타스는 원래 옛날 1700년대 포르투갈 수도원에서 만들어먹던 디저트라고 한다. 수녀와 사제들은 수도복을 항상 빳빳하게 풀을 먹이느라 계란 흰자를 써야 했는데, 남은 계란 노른자로는 나타스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유럽의 카톨릭 교회가 무너지고 수도원 재정이 부족해져서, 수녀님들은 나타스를 내다 팔기 시작했다. 백년 정도 후에 수도원이 완전히 없어지자, 아예 레시피를 어느 설탕공장에 팔아버렸다. 이 설탕공장은 1837년부터 나타스를 팔기 시작해서, 후손들이 지금까지도 나타스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가게 이름은 파스테이스 드 벨렘(Pastéis de Belém)이라는데, 포르투갈 여행하면 꼭 가봐야겠다. 찜!

 

포르투갈 여행가면 꼭 가본다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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