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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단풍든 걸 보니 가을은 가을이구나

by 밀리멜리 2021.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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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하얀 안개가 진하게 껴서 밖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아침에는 정말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그나마 대낮이 되니 조금 걷혔다. 비도 계속 내린다.

 

안개낀 도시

밖이 우중충하니, 며칠 전 맑았던 날 산책하던 사진을 정리해 보았다.

 

산책길
빨간 낙엽
낙엽 위에 누워 있는 사람도 있다

낙엽 쌓인 공원이 참 좋다. 은근 낙엽이 수북하게 쌓이도록 냅뒀으면 좋겠는데, 큰 트럭이 와서 치우기 때문에 금새 깨끗해진다.

 

아직 파란 나무들이 많다

아마 다음주쯤이면 단풍이 더 예뻐질 것 같다.

 

단풍 터널
분수대도 며칠 후면 잠긴다

가을 얼마 즐기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오는 느낌이다. 물론 겨울이 오기까지는 몇 주 남긴 했지만, 캐나다는 겨울이 길고 추우니 마음준비를 하기 시작해야겠다.

 

11월에 겨울이 시작해서 다음해 4월까지도 눈이 내린다. 가장 추울때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이상하게도 추위 자체는 그럭저럭 견딜만 하다. 오히려 살이 아릴 정도로 아픈 한국의 칼바람에 비하면, 그냥 차라리 온도가 더 낮고 바람이 적은 게 괜찮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지만 겨울에 3시 반이면 어둑어둑해지고 4시면 해가 져서 밤이 길어지는 것은 아직도 적응이 잘 안된다. 여름엔 밤 9시에 해가 지는데, 겨울엔 오후 4시에 해가 지다니... 아이슬란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북쪽의 여름밤은 너무 짧고 겨울밤은 참 길다.

 

갈매기 천국

강이 얼기 시작하면 갈매기들도 남쪽으로 내려가 한동안 볼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렇게 길고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고 묻는데, 사실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다. 추우면 한 겹 더 껴입고, 어두워지면 빨리 집으로 가면 된다. 다만 겨울이 길어지니 여름과 가을이 더욱 소중해지고, 따뜻한 순간을 더 즐길 여유를 갖게 된다. 추운 겨울이 기본이고, 봄여름가을이 축복이라 생각하면 나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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