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 몇 년 전부터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날렸던 책이다. 나는 한창 유행할 때 표지만 보고 별로라고 생각해 읽지 않았는데, 나중에 뒤늦게서야 사람들을 따라 읽게 되었다.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한창 유행할 때도 끝끝내 안보고 있다가 결국 엄청난 유행에 휩쓸려 뒤늦게 시청했다. 나는 남들과 다른 걸 보겠어!라고 버티다가 결국 너도 나도 보면 따라 하게 되는 요상한 심리.
하지만 겉표지로 책을 판단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렇게 망설이던 오징어게임도 결국 한 자리에서 끝까지 봤듯이, 이 책도 결국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이렇게 의심을 가득 안고 본 책이지만, 다 읽고 나니 얻은 것이 꽤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사업가 마인드", "기업가 정신(Entreprenuership)"이다.
이 책을 정말 간단히 일부 요약하자면, "남 밑에서 일하면 천천히 부를 얻게 되고, 내가 아이디어를 얻고 실행해서 사업을 하면 부를 빠르게 얻는다"는 말이다.
생각하면 맞는 말이다. 유명한 백만장자, 억만장자를 보면 월급을 받아 부자가 된 사람은 없다. 일론 머스크는 전자상거래 시스템 페이팔을 만들고, 전기차 테슬라를 세우고, 이외에도 각종 사업체를 만들어 세계 1위 부자가 되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삼성의 이병철 모두가 그렇다.
길을 걷다가 어떤 빈 상가를 보고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저 상가 주인이면 무슨 사업을 할까? 레스토랑? 카페? 수집품 가게?"
"이전 가게는 왜 망했을까? 뭐가 문제였을까?"
"내가 사업하면 장사는 잘 될까? 손님은 어떤 사람들일까? 원가는 많이 들까?"
이런 카페나 레스토랑 창업을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창업의 방향이 좀 더 명확해지고 규모가 더 커졌다.
"내가 모르는 카페같은 분야는 망하기 쉬울 거야. 나만 알고 있는 아이디어는 뭘까? 나는 교육 쪽에서 일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걸 좋아하니 그쪽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
"내가 교육기관을 차린다면 어떨까?"
"다른 학원보다 내 학원을 더 좋아할 이유가 있을까?"
"이 주변에는 학원에 다니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있나?"
"기존 학원은 뭐가 잘못되었고, 나는 다른 학원보다 어떻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최악의 시나리오는 어떨까? 나는 그 정도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나?"
이런 식으로, 좀 더 구체적이고 스케일 큰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는 또 전기차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전기차 수요는 높아지는데, 전기차를 수리할 수 있는 전문가는 별로 없어서 업계가 난리라고 한다. 전기차를 수리하려면 비싼 장비도 필요하고, 수리공도 특별한 수련과정을 거쳐야 한다. 포르셰의 경우 전기차 수리공은 세 단계 레벨이 있는데, 1레벨은 간단한 정기 점검만 가능하고, 2레벨은 배터리 제거가 가능하며, 3레벨이 되어야만 배터리를 뜯어서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부품은 배터리이다. 이 배터리를 만지려면 엄청난 수련이 필요하고 값비싼 장비가 필요하니 수리공 몸값도 비쌀 만 하다.
이런 기사를 읽어도 예전같으면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을 것을, 전기차 수리 분야도 결국엔 돈이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전기차 수리는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그 장애물을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부자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아이디어만으로 절대 부를 이룰 수 없다는 점이다. 바로 당장 실행할 수 있는 행동력이 필요하고,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완벽한 타이밍을 기대한다.
하지만 완벽한 시간이라는 것은 없다.
언젠가는 바로 오늘이다.
오늘은 지금이다.
엠제이 드마코. <부의 추월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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