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번화가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후 3시면 저녁 느낌이 나고 4시가 지나면 어둑어둑해진다.
그래서인지, 퀘벡 사람들은 대체로 일찍 퇴근한다. 4시면 퇴근하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만나기로 한 건물 입구에서 기다리는데, 근처에 있다던 친구가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걸어봤다.
"어디야~ 나 그 건물 앞인데?"
"나도 그 건물 입구에 있는데?"
"이 건물이 하도 커서 입구가 여러 군데인 것 같아. 지금 뭐 보여?"
"바로 맞은편에 무슨 호텔이 보이는데... 페어몬트 호텔이래."
"음... 난 호텔은 안 보이고 은행 보이는데, 여기 알아?"
"은행? RBC은행 바로 왼쪽에 보인다!"
"응, 그쪽으로 와! 빨리! 나는 너 쪽으로 갈게."
"알겠어. 나 사진좀 찍고 갈게... 여기 야경이 진짜 멋있다."
친구도 나만큼 오래 기다렸는지 빨리 오라며 보챘다.
그렇지만 난 야경이 너무 멋져서 꼭 여기 사진 찍고 가야겠다고...
블로거 정신이 빛을 발했다. 📸
아무튼 사진을 찍으면서 은행 쪽으로 가도 친구가 보이지 않아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나 은행 왔는데, 너 어디야?"
"난 네가 있다는 호텔 쪽으로 가는 중이지!! 벌써 도착했어?"
우리는 또 엇갈렸다.
나중에 겨우 만나서 알고 보니, 친구가 말한 은행은 'Bank of Montreal'의 본사 건물이었다.
이 은행은 몬트리올에서 유명한 역사적 건물인데, 안에는 박물관도 있고 유명한 카페도 있다.
유명한 관광 명소이다 보니 외관도 화려하다.
"와, 여기 밤에 보니 엄청 멋있네! 나 사진만 좀 찍고 가자."
이때가 오후 네시 반 정도여서 밤이라고 하기도 뭣하지만...
썸머타임이 끝난 이후로는 이렇게 금방 밤이 된다.
이제 오후 4시 반인데 술집에 사람들이 꽉 차서 도로까지 나와 줄을 선다.
나는 너무 빨리 밤이 찾아오는 게 싫어서 썸머타임제도를 아예 없애는 게 좋겠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야경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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