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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생활

의료비서 면접, 잘 됐으면 좋겠다

by 밀리멜리 202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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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을 도와줬던 이스마엘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스마엘은 나와 함께 직업학교를 다닌 동기인데, 내가 도와준 덕분에 좋은 직장을 구했다며 고맙다는 연락이 왔다. 

 

새벽 풍경

 

"너는 일 안 구해?"

"나 지금 한국어 선생님 하고 있긴 한데, 파트타임이라 일 더 하면 좋지."

"그럼 여기다 지원해 봐. 내가 지원한 곳인데, 지금 사람 부족하니깐 빨리 연락해. 나도 원래 받기로 한 월급보다 더 받고 일하고 있어! 지금 빨리 해야 해."

 

최대한 빨리 지원해야 해 / 지금 할게, 고마워

 

1월에 교육자격증 공부를 하기로 했지만, 이 자격증은 일단 신청해 놓은 상태이니 공부를 하는 건 미뤄도 된다. 일단 일을 먼저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이스마엘이 준 링크를 타고 구직 지원을 했다. 

 

이스마엘이 준 링크는 의료 인력을 구한다는 정부 웹사이트 공고였다. 이스마엘과 나는 의료비서를 공부했기 때문에 정부 공고를 통해 지원을 할 수가 있었다. 이력서를 좀 더 손보고 등록을 완료했다.

 

그날 오후 바로 연락이 왔다. 

 

"지원서 올리셨죠?"

"네, 맞는데요."

"어느 분야 지원하세요?"

"의료 비서요."

"데이타임, 이브닝타임, 나이트타임 중에 언제 일할 수 있어요?"

"데이타임이면 좋겠네요."

 

이런 이야기를 쭉 하더니 일할 수 있는 시간대를 작성해서 보내고, 학교 졸업장 카피를 하나 보내달라는 말을 하고 끊었다. 그리고 면접 날짜도 잡혔다. 월요일 점심 1시 반 줌 미팅.

 

면접은 프랑스어와 영어로 진행된다는 말을 들었다. 프랑스어를 잘 못알아들으면 어쩌나 걱정도 되어서, 받아볼 만한 질문을 생각해보고 준비했다. 1시가 되자 면접알람이 울렸고, 1시 반이 되어 링크를 클릭했다.

 

아무도 없었다.

 

3분이 지나고,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전에 통화를 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시 반 인터뷰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도 안 오네요."

"아무도 없어요?"

"네, 아무도 없어요."

"오, 내가 바로 들어갈게요."

 

하더니 곧 줌 미팅으로 들어왔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온라인이라 기술적 문제가 있어서... P가 들어와서 면접을 해야 하는데, 응답이 없네요."

"네, 괜찮아요. 조금 더 기다리죠."

 

그러다 시간이 너무 흘러버렸다.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으니 내일 다시 면접 하죠. 정말 미안해요. 내일 1시 괜찮아요?"

"네, 좋아요. 괜찮아요."

 

하고 긴장만 한 채로 면접이 끝나버렸다. 그리고 내일 또 해야 한다...

 

지금까지 의료비서 일자리는 알아본 적이 있긴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병원에서 일하는 것이나, 프랑스어 때문에 많이 망설여졌다. 그런데 이렇게 일사천리로 진행되니 멍해진다. 이 면접만 잘 되면 프랑스어를 쓰면서 일하게 되는 건가 싶어서 기대도 되고, 설레기까지 한다. 면접이 미뤄진 건 아쉽지만, 아무튼 잘 되면 또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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