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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리뷰/영상리뷰

<헤어 러브>, 2020 아카데미 단편애니메이션 수상작

by 밀리멜리 2020.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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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youtube.com/watch?v=kNw8V_Fkw28

<헤어 러브>, 오스카 수상작 애니메이션

<헤어 러브>는 약 7분의 짧은 시간 동안,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족의 사랑을 그린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인디 필름처럼 보이는 이 애니메이션은, 의외로 거대 제작사인 소니 픽쳐스 사의 작품이다. 

 

이 아름답고 가슴 뭉클한 가족 이야기는 전미 NFL 선수인 매튜 체리(Matthew A. Cherry)가 각본을 썼다. 본인은 아이가 없는 대신 젊은 아빠 친구들이 많다면서, 굳이 자신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정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7분도 되지 않는 짧은 애니메이션이니, 굳이 줄거리를 포스팅에서 이야기하기보단 한번 클릭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대사가 거의 없어 자막이 없어도 보는 데 불편함이 없다. 마음이 몽글몽글, 조금은 찡하면서도 웃음을 짓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이다.

 

<헤어 러브>의 한 장면.

 

흰색으로 포인트를 넣어 머리를 땋고 다니는 내 친구 사라가 떠올랐다. 드럭스토어에 가면 코코넛 헤어 크림을 한번에 대여섯통 씩 사던 사라. 머리 만질 때마다 하루 3, 4시간을 써야 하는 사라는 내 생머리를 보고 나면 항상 불만이었다. 그때마다 난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난처했다.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머리카락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갖고 싶은 머리칼이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그건, 어떻게 말해야 위로를 해줄 수 있을까. 머리를 항상 3시간 이상 다듬어야 한다는 건, 원하지 않아도 다듬어야 한다는 것은 정말 가혹하다. 바로 작년에서야, 뉴욕에서는 헤어스타일 차별 금지 지침이 도입되었다. 흑인 여성이 머리를 다듬지 않으면 풍성한 아프로 머리가 되는데, 직장에서나 공식 석상에서는 이 아프로 머리스타일을 '프로페셔널하지 않다'라고 비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주리'도, 어떻게든 머리를 다듬으려고 노력하며, 머리를 만질 줄 모르는 아빠가 그냥 모자를 씌워주려 하자 크게 화를 내며 거부한다. 그건 아이의 단순한 심통으로 볼 수도 있겠고, 엄마와의 추억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프리카계 가족이 매일 겪는 일상일 수도 있겠다.

 

감독인 매튜 체리는 미식 축구선수를 하는 것만큼 애니메이션 만드는 게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흑인 아버지는 가족에 관심이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 말처럼, <헤어 러브>는 실제 있을 법한, 진실된 이야기라서 더 마음에 와닿는다. 

 

인터뷰 출처: www.nytimes.com/2019/08/29/movies/hair-lov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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