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컬쳐리뷰/영상리뷰

넷플릭스 <삼생삼세 십리도화> - 야화는 왜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가

by 밀리멜리 2020. 10. 2.

반응형

관련 글: 넷플릭스 <삼생삼세 십리도화> - 그렇게 완벽하지만은 않은 신선의 사랑 이야기  

 

중드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지만, <삼생삼세 십리도화> 같은 뛰어난 작품은 인정해 줘야 한다. 여주인공도 여주인공이지만, 남주인공 야화를 연기한 조우정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는다. 야화가 조우정인지, 조우정이 야화인지 모를 정도의 훌륭한 연기력과 가슴 아프도록 절절한 사랑의 서사. 그의 매력을 탐구해 보자.

 

<삼생삼세 십리도화>의 야화

야화가 얼마나 백천을 사랑하는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삼생삼세 십리도화>는 신선이라는 소재와 허구적 상상을 이용해서 누군가를 한없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허무맹랑할 정도의 사랑이지만, 그것이 픽션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제목이 보여주는 것처럼, 세 번의 삶을 살지만, 세 번 모두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

 

1. 영원한 사랑과 희생

 

첫번째 생, 야화는 태어나기 전부터 그는 백천을 사랑한다. 육체는 금빛 연꽃으로, 정신만 존재하는 상태이며 자신을 돌보아주는 사음(백천)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꽃이었기 때문에 이번 생에 사랑을 이루지는 못한다.

 

두번째 생, 천족의 유일무이한 태자 야화로 태어난다. 괴수를 물리치다 상처를 입은 야화는 흑뱀으로 몸을 위장하고, 겁을 겪고 있는 인간 소소(백천)를 만나 도움을 얻게 된다. 여러분이 야화의 두 번째 삶의 이야기를 보기 시작했다면, 그때부터 이 드라마를 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이때부터 새벽 4시까지 잠 못 자고 드라마를 봤다. 멈출 수가 없다. 

 

흑뱀으로 위장해 있지만 소소 몰래 인간으로 변신해 그녀와 더 붙어 있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인간으로 변한 이후에도 소소의 마음을 얻으려 온갖 전략을 짠다. 둘은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는데, 그 둘이 너무나 행복해서 보는 사람까지 미소를 짓고 행복하게 만들 지경이다. 

 

<삼생삼세 십리도화>가 명작인 이유는, 가장 행복한 순간의 절정을 찍은 직후 비극의 밑바닥으로 치닫기 때문이다. 그 서사가 너무도 급격해 정신 못 차리고 보게 된다. 큰 비극을 겪고 야화는 소소와 헤어지게 되고, 그 이후로 300년 동안 그녀를 기다린다.

 

300년 동안 연인을 그리워하고 사무쳐 잊지 못한다는 그 설정이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시공간을 넘은 사랑은 보는 사람을 눈물짓게 한다. 300 년이라니 중국 사람들 과장이 심한 게 아니냐고? 영국 시리즈 <닥터 후>에도 시간을 넘는 사랑이 나온다. 이 쪽은 2000년 동안 한 사람만을 사랑하니 300년은 귀여운 정도이다.

 

세 번째 생, 사랑했던 기억을 모두 잃은 백천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는 야화. 야화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비극적인 사건들로 마음 아팠던 시청자들 마음을 달래준다. 꿀 같은 신혼 생활이 전개되다 백천이 자신을 희생해 사부를 살리려는 것을 보고 질투가 났지만 오히려 야화는 자신의 공력을 희생해 그녀를 도와준다.  

 

백천을 도와주려다가 대죄를 저질러 그 벌로 인간의 삶을 살게 되고, 열한 살의 나이에 꿈꾸듯 백천을 만난 인간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신선계에서 바빠진 백천은 영영 돌아오지 않는데, 그녀를 그리워하다 젊은 나이에 상사병으로 요절한다. 그 덕인지(?) 야화는 벌을 일찍 마치고 신선계로 돌아온다. 

 

2. 조우정의 연기

정말, 조우정의 연기는 대단하다. 이 드라마에서 그는 1인 2역으로, 자신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백천의 스승인 묵연을 연기했다. 그 연기가 너무나도 뛰어나, 중국 시청자들은 야화와 묵연 중 누가 더 매력적인지를 다투기도 했다. 

 

그리고, 첫 장면에 나오는 그를 보면 딱히 정석적인 미남은 아니다. 정신 차리고 보면 그보다 더 잘생긴 배우들은 많다. 하지만, 조우정보다 더 매력적인 배우는 없을 것이다. 그가 잘생긴 태자를 너무도 훌륭히 연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 연기에 속아 넘어가 시청자들은 응, 정말 잘생겼지 하고 납득하게 되는 것이다. 

 

야화 영상에 달린 유튜브 댓글들.

3. 마치며 여러분들께 드리는 말.

 

Be careful what you wish for. 이 드라마를 아직 정주행하지 않았다면 조심하세요. 58부작의 대 장편 드라마로서, 일반 미드나 한드와는 다르게 엄청 깁니다. 하지만 일단 한번 시작해서 13화 정도까지만 보시면 여러분도 밤샐지 모릅니다. 무인도에 한 편의 드라마만 가지고 갈 수 있다면 무얼 가져가겠냐고 묻는다면, 저는 <삼생삼세 십리도화>입니다. (애니메이션은 빼고요!) 다른 좋은 드라마도 많지만, 58부작 정도는 가져가야 무인도에서 좀 시간 보낼 수 있겠죠.

댓글